현재 미국 정부의 ‘더러운 전쟁 불사’ 선언과 ‘핵무기 사용도 배제 않겠다’는 입장의 표명은 인권과 환경의 목소리를 작아지게 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에서 자행된 테러에 대해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노엄 촘스키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테러리스트의 이번 공격은 대단히 잔악무도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규모 면에서 볼 때는 다른 사건에 미치지 못한다. 예를 들어 클린턴의 수단에 대한 예고 없는 폭격은 의료시설의 반을 파괴했고 그 수를 알 수 없는 많은 사람을 죽였다.” 또한 이번 테러의 원인은 미국의 자만적인 패권주의의 결과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다.

당장의 문제는 명분이 불분명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정부는 테러에 대한 보복전쟁 선언이 그들이 얘기하는 대의를 위한 민주주의의 망각 혹은 전략적인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비쳐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 문제를 후자 쪽에서 바라볼 때 우리는 다시 냉혹한 현실을 맞이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안에서 희망과 현실의 거리는 멀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한 생각 속에서 문제의 해결은 다시 대의와 이성을 무시한 방법으로 일어날 것이다.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일본 정부는 자위대를 파견할 의사를 내비쳤다. 우리 정부 역시 군 병력을 파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생각은 누구의 뜻인가. 반전에 대한 수많은 목소리들을 무시하고 자행되고 있는 이러한 움직임들은 이미 민주주의를 벗어나 있다. 온통 패권을 향해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그 밑에서 휘둘리는 현 세계의 모습은 동시대인들에게 절망과 분노만을 안겨준다. 이성의 시대는 끝났는가.

이번 테러의 희생자 대부분은 일반 직장인, 건물 관리인, 비서들, 소방관들 등이었다. 그리고 “아이들 4명중 2명은 다섯 살이 되기 전 영양실조나 병으로 죽어가고, 4명중 3명은 의료사각지대에서 신음하고 있고, 8명중 1명은 전쟁의 상처로 불구가 되어 있으며, 젊은 여성 4명중 1명은 전쟁과부이고, 10명중 10명의 가족들은 가족과 헤어지거나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 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사람들과 세계의 젊은이들이 이번 보복전쟁의 희생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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