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문화체전이 진행되는 가운데 각종 운동 경기를 관람하고 있노라면 저 학과에는 선수밖에 없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응원이 전혀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은 학과보다는 학부의 경우 더 심하다. 학과에 비해서 정원이 월등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응원하는 학생이 더 적은 경우가 많다.

체전은 대동제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단결·단합을 위해 마련된 자리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 체전은 그 의미를 잃어버린 듯하다. 그 원인을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모두의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여학생들의 경기가 여자 족구와 발야구를 제외하고는 없어 많은 여학생들이 체전에서 소외되고 있다. 비단 여학생들뿐만 아니라 남학생들도 축구, 농구, 족구 외에 다른 종목이 없다 보니 운동 신경이 뛰어난 학생들만이 체전에 참가하게 된다. 일부 고등학교 체육대회에서는 다수의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두 개 이상의 경기에 중복 참가를 막고 다양한 종목의 경기를 준비한다. 체전이 단순히 학생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자리가 아니라면 좀더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원인은 체전을 즐기는 학생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체전이 진정한 의의를 갖자면 경기에 참여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응원하는 학생들도 하나로 어우러져 공동체 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선수의 수보다 응원단이 적은 경우가 많아 안타까울 뿐이다. 응원을 하러 나오지 않는 것이 일각에서는 홍보 부족이라 하지만 그보다는 대학 사회가 점점 더 개별화되는 것이 문제다.

‘우리’보다는 ‘나’라는 개념이 너무 크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듯하다. 이는 체전뿐만 아니라 학과 행사 대부분에 무관심해지는 학생들이 점점 더 늘고 있는 현상으로부터 알 수 있다. 하지만 문제의식은 있으나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이 문제는 비단 학생회만의 고민으로 해결책을 찾는다 해서 해결될 수 없다. 모두가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함께 고민하지 않는다면 해법을 찾을 수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학과의 행사에 무관심했다. 학생회 해체 위기에 직면한 지금 더 이상의 무관심은 우리 자신에게 득이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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