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곽 도시에서 큰 난리가 났다. 근래에 들어 조직폭력배들(이른바 조폭)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길거리나 목욕탕에서 문신한 사람들이 활개를 친다고 한다. 경찰의 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대선을 대비해서 많은 정치적 이권을 노린 조폭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 아닌가”라고 한다.

또 얼마 전에는 국회에서 하루만에 36개의 법안이 통과되었다. 정쟁하시느라 바쁘신 국회의원님들께서 어렵게 하루 시간 내어 4천 5백만 국민이 지켜야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주었다고 감사해야 하나.

이미 많은 시민 단체들이 이번에 통과된 법안의 모순점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이런 일에 관심 있을 국회의원님들이 아니다. 국회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나 친분이 생긴 국회의원 한 보좌관의 말에 따르면 “국회의원들은 참으로 애국적이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뭐 ‘가재는 게편’이라고 속으로 말했지만, 너무도 진지한 말에 다시금 우리나라 정치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 유권자의 지지가 있어야 되며, 많은 지식이 있어야 하며, 카리스마도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을 갖춘 사람들이 그리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 정치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가. 문제는 일당 보스정치라느니, 국민들의 잘못이라느니, 여러 가지 의견도 있었다. 민주화를 거치며 시민의식도 많이 성장했고, 전대협 의장이 국회의원이 된 세상이니 과거에 비해 발전은 있는 듯하다.

그런데 광복 직후와 현재를 비교해 보아도 엄청나게 만연한 부패는 아직도 수그러들 줄 모르고, 국회의원의 문제점은 누차 제기되었지만, 도무지 진보란 찾아보기 힘들다. 어떤 이는 민족성을 제기하고, 또 어떤 이는 지역주의를 이야기하지만 모두 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동대문구 선거에서는 총 4후보가 나왔다. 동대문 사람들이 그렇게 싫어한다는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었다. 정확한 이유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내년에 이회창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 동대문구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가지고 지역이기주의로 몰아붙이고 싶지는 않다.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씁씁한 것은 이익이 된다면 그 이외의 것은 생각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당신이 더 나은 사회로의 발전을 원한다면서 움직이지 않으면 사회는 변화하지 않는다. 선택은 당신 몫이기 때문이다” <노암 촘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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