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발표되는 한 언론사에 의한 대학평가는 대학입시를 앞둔 시점에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대학 구성원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고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일부 항목에서 좋은 평가도 있었다. 이 대학평가는 수험생들에게는 대학에 대한 정보제공을, 기업들에게는 인재탐색에 좋은 자료가 되지만, 전문성, 신뢰도, 객관성, 형평성 등에서 상당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대학은 한나라 최고의 지성이 모인 집단이고 고급인재를 키워내는 기관이기 때문에 대학에 대한 평가는 높은 신뢰성과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대학에 대한 전문성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는 한 언론사는 자사기자들로 일시적인 팀을 만들어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평소에 일반취재를 하다가 때가 되면 잠시 모여서 200개에 가까운 대학을 심도 있게 조사·분석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이 대학평가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신입생과 재학생의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없다는 점이다. 대학이 얼마나 우수한 신입생을 유치하는가는 교수진의 질과 함께 대학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표라 할 수 있다. 대학평가 전문기관이 다수 있는 미국의 경우 얼마나 우수한 신입생을 유치하는가를 중요 변수로 보고 높은 가중치를 주고 있는데, 이 언론사는 평가에 그것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다.

이것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조사의 결과에 승복하기 어려운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이다. 유감이지만 이런 점에서 매우 우수한 학생집단을 가진 우리 대학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게 되어 있다. 미국의 평가기관처럼 고등학교 성적이 상위10% 안에 속하는 우수한 신입생의 비율이 얼마인지, 신입생들은 수능성적 상위 몇 %에 속하는지를 조사해서 중요 지표로 반영해야 할 것이다.

4년간 교육을 받아 졸업생들이 사회에 진출했을 때 어떤 분야에 진출하며 연봉은 얼마를 받는지 등도 지표로 포함되어야 한다. 소위 유명대학이 정해진 상황에서 그 대학 졸업생이 다수 포함된 표본군을 선택하여 주관적인 평판도를 조사한다면, 우리 대학같이 졸업생이 적은 소규모 대학이나 신설 대학 등은 또한 기본적으로 평가에서 실질적으로 배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혹시라도 이 대학평가가 입시에 민감한 시기에 사회적 센세이션을 일으켜 자사의 홍보에 활용하려는 목적을 가진 선정적인 평가이어서는 곤란하다. 누구든 적어도 한나라의 대학을 평가하고자 한다면 전문요원을 뽑아 조직을 만들어 연구도 하고, 일년 내내 대학평가업무만을 전담해야 전문성 문제가 일부 해결될 것이다.

앞으로 보다 전문성을 인정받는 평가가 되도록 해당 언론사 평가방법의 개선을 촉구한다. 우리대학은 교육여건이 매우 우수한 대학으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평가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우리대학 구성원들의 반성과 뼈를 깎는 노력이 요청된다.

교수들은 보다 연구와 교육에 전념해야 하며, 직원들은 행정서비스의 향상에 노력하고, 학생들은 학업에 진정으로 정진해야만 치열한 경쟁에서 앞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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