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한가위를 맞이하여 임진각과 통일전망대에서는 망향의 한을 달래며 차례를 지낸 실향민들이 많았다. 이산과 실향을 체험한 세대들에게 통일은 어떤 일보다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사항이며, 국민 모두는 한반도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부시 정부의 강경한 외교정책, 뉴욕 테러 사건에 따른 세계정세의 변화 등은 우리들에게 통일이 요원한 일인 것처럼 느끼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번 열린 제5차 남북회담에서 제기된 금강산 육로 관광에 대한 논의는 통일에 대한 가능성을 좀 더 진척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일부에선 육로관광이 정부와 현대아산 그리고 북측과 경제적인 이유를 가질 뿐이라고 폄하하지만, 육로 관광에 필요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 중에 그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군사실무회담이 있고 비무장지대를 연다는 의미만으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금석이 될 수 있으리라고 판단된다.

남북회담에서 합의된 문제들이 실천적으로 수행되고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위한 노력들이 어떤 방법으로든지간에 가속화되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북측이 테러국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인 불안한 세계 정세 속에서도 남북간 회담을 이끌어 냈다는 것 자체에만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경의선 열차 연결 작업, 육로 관광 작업 등의 가속화는 동·서로 남북을 잇는다는 상징적 의미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장치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제5차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평화보장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천명한 만큼 이제는 그 실천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 경주, 한반도 통일을 앞당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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