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의 정구부가 안타까운 해체의 길을 걷게 되었다. 우리 대학 내의 유일한 운동부인 정구부는 20년 전 창단되어 현재까지 좋은 실적을 보이며 운동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시달된 ‘1999학년도 대학입학 전형계획’에 의해 체육관련 학과가 없는 대학에서는 체육특기생을 선발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우리 대학은 작년부터 체육특기생을 선발하지 않았다.

그래서 신입부원 없이 현재 3·4학년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정구부는 체육관련학과의 신설만을 고대하며 열심히 운동을 했다. 그 결실로 지난해에는 서울시 체육회 최우수 단체상과 대한정구협회 최우수 단체상, 전국체육대회 단체 금메달 등을 수상하며 5개의 전국대회 결승에 올라 3회 우승과 2회 준우승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올렸다.

올해 드디어 우리 대학에 ‘생활정보체육학과’가 신설되었다. 그러나 지난 9월 ‘체육위원회’에서는 앞으로도 체육특기생을 선발하지 않고 정구부를 현재 있는 선수들이 모두 졸업하는 2002년까지만 존속시키기로 결정하였다. ‘체육특기생 선발과 엘리트 스포츠 육성, 운동부 운영’ 등이 생활체육지도자와 체육시설 전문관리인력의 양성을 위주로 운영할 생활정보체육학과의 설립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정구부를 학과에 편입시키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우리 대학의 유일한 운동부인 정구부는 해체된다. 정구부 선수들에겐 청천벽력과도 같은 결정이다. 고건 서울특별시장에게 진정서를 제출해 정구부의 존속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희망적인 답변은 받지 못하였다.

이러한 학교의 결정은 명분은 충분하지만 좋게 평가할 수만은 없을 듯하다. 서울시의 대학에는 정구팀이 우리 대학 정구부 하나밖에 없다. 그래서 정구의 진학코스로서 큰 역할을 해오던 우리 대학의 정구부가 해체되면 그로 인해 서울지역 초·중·고등학교 팀에게도 큰 타격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서울시는 비인기종목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올해 서대문·용산구청에 연식정구부 창단을 타진하는 등 실업팀 창단 계획을 실행 중이다. 그런 와중에 유일한 대학 정구팀이 해체되면 실업팀의 선수 수급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한다. 역사가 깊고 경기 실적 또한 우수한 정구부를 왜 해체시켜야만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비록 무산되었다고는 하지만 배구부 신설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것은 그러한 의문을 더욱 증폭시킨다. 요컨대 정구가 비인기 종목이었기 때문에 내려진 결정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모든 체육특기생 선발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고수될 예정이기 때문에 정구부는 더 이상의 별다른 반발은 하지 못한 채 해체를 향해 갈 수밖에 없는, 씁쓸한 연습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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