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심각한 병폐 중의 하나가 ‘남의 탓’을 하는 습성이다. 모두가 같이 책임져야 일에 대해서도 만만한 상대를 희생양으로 만들거나, 대안없는 비판을 즐기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심지어는 자신은 별로 노력하지 않으면서도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나를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내 인생이 이 모양 이 꼴이다”라면서 잘못된 자신을 합리화하려는 퇴행적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남탓타령’은 우리 대학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술자리에서나 학교게시판 등을 통해 자주 등장하는 “시립대학에 대한 인지도가 형편없이 낮다”는 등의 불평이 대표적인 예다.

모든 잘못이 대학본부에 있는 것처럼 거의 욕하는 수준의 불만만 토로하고, 자기는 마치 우리 대학에 속아서 들어온 것처럼 억울하다는 것이다. 우리 대학은 입시철에 입시공고 외에는 별로 홍보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학생들을 속일 기회도 없었던 셈이다.

시립대학이다 보니 시민의 예산으로 대학홍보비용까지 마련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등록금 인상이 학부모에게 부담된다고 하니, 기성회비를 올려 홍보예산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처럼 서로 어려운 처지에서 발생한 일이라면 불평만 하지말고, “우리 모두 모여서 돈많이 안드는 홍보대책이라도 세워야 하지 않겠느냐” 라고 촉구하면서 앞장 서서 무엇인가해보려 해야 한다. 그래도 협력하지 않으려는 대학구성원들이 있다면 그때가서 그들을 비판해도 늦지 않다.

그간의 들끓는 여론으로 인해 대학본부는 없는 돈에서나마 홍보대책을 세우겠다고 ‘홍보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당국에만 맡겨서는 일과성의 행사로 끝나버릴 가능성도 있다. 이제는 학생도 나서야 할 때이다. 이제 그렇게 분노해 하던 학생들을 비롯해 많은 학우들이 각 학과 및 단과대학의 ‘학생회’를 결성하고, 집행부를 꾸리기에도 버거운 총학생회, 총여학생회에도 참여해야 한다.

학생들이 자원봉사한다면 돈 안드는 홍보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최소한의 비용이 필요하다면 ‘모금’이나 ‘학생회비’ 또는 ‘기성회비’의 인상도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학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일을 남이 아닌 우리가 그리고 내가 먼저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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