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 들어와 처음으로 MT를 가게 되었다. 갑갑한 도시생활을 떠나 우리가 MT를 떠난 곳은 강화도였다.

거기서 고인돌 답사와 산행, 그리고 절 답사 등 여러 가지 행사를 치렀는데 모두 나에겐 값진 경험이었던 것 같다.

과의 특성상 강화도까지 와서 강화도의 부근리 고인돌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견학을 했다. 지금까지 봐왔던 어느 고인돌보다 웅대하고 멋졌다. 고인돌을 보고 나서 고사를 지내기 위해 마니산을 올랐던 것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자니 여간 힘이 드는 것이 아니었다.

더구나 고사를 마치고 내려올 때는 미끄러운 얼음길 때문에 몇 번이고 넘어졌지만 단군님의 보호 탓인지 지금까지 살아있다. 이야기 듣기로는 MT는 술 마신 기억밖에 남는 것이 없다고 했는데 고인돌 답사와 마니산 등정은 MT를 좀더 풍성하게 만든 것 같다.

등산이 끝난 후에 숙소로 돌아와서 짐을 풀고 난 뒤에 남학우들만의 미스국사대회가 열렸다. 평소에는 점잖게 보이던 01학번 친구들이 일단 화장을 하니까 여학우 뺨치게 예뻤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사과를 깨물어가면서까지 연기를 해 보였지만 꼴등을 하고 말았고 그 동안 쌓아왔던 이미지까지 한순간에 무너지는 황당함을 겪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나름대로 특별하고도 재미있는 경험을 한 것 같다.

그리고 힘들었던 하루를 풀어버린 마지막 뒤풀이 시간까지... 비록 1박 2일 동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또 조금 힘들었다면 힘들었던 MT였지만 그만큼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었던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MT를 보내는 동안 동기들과 선배님들과의 스스럼 없고 즐거운 분위기가 고등학교 때와는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되었고 대학생활에 서서히 재미를 붙이게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때문에 MT를 다녀오게 된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성환(국사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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