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알고 있었다면 다행이지만 우리대학에 박물관이 있는지도 모르는 학생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사실 우리대학 박물관은 타 대학박물관에 비해 규모도 작고 문화재급 유물도 많이 소장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박물관의 질은 그 크기와 보유한 유물의 양만으로 평가될 수 없는 법. 작지만 알찬 우리대학 박물관에는 아주 특별한 것이 있다.

국내 유일, 근·현대생활사 전문박물관

현대사회는 급격하게 변하고 계속해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면서 그 이전의 것은 보관하지 않고 있다. 개항 이후부터 1970년대까지의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 자료가 대부분의 박물관에서 소외되고 있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 자료들이 지금은 별 것 아니라 여겨져도 시간이 흐르면 중요한 사학자료가 될 것이라는 게 우리대학 박물관의 생각이었다.

따라서 이를 수집해 ‘우리들이 살아온 20세기’, ‘엽서로 보는 근대이야기’와 같은 특별전을 꾸준히 열어왔던 대학박물관은 외부에서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2004년에 근·현대생활사 관련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또한 대학박물관은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문을 닫고 낙후된 시설을 리모델링해 오는 9월 새로 개관하는데, 세 개로 나눠진 전시실 중 가장 큰 전시실을 근·현대생활사 상설전시실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로써 학생들은 근·현대를 살아온 조상들의 숨결을 원할 때마다 쉽게 느낄 수 있게 됐다.

매년 2회, 학생들과 문화유적답사 떠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대학 입학 후 문화재를 접할 기회가 없다고 말한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계속 찾아보고 관심을 두지 않으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문화유적지에도 나들이 가는 기분으로 자꾸 찾아가 정을 붙이고 습관을 들여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유명 문화유적지에 가보아도 사전지식이 없기 때문에 배워오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우리대학 학생이라면 한번쯤 대학박물관에서 실시하는 문화유적 답사를 다녀오는 것이 어떨까.

대학박물관에서는 국사학과를 제외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1년에 2회, 정기 문화유적 답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대학박물관에서 엄선한 해당 문화재 전문가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문화유적 답사를 유익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차비와 식비는 지원되고 입장료만 지참하면 된다는 놀라운 혜택까지 있다. 선착순으로 40~50명밖에 갈 수 없으니 공지를 확인하면 서둘러 신청해야 한다.

대학과 지역사회의 대표적 문화 공간

‘대학은 수업만 듣는 곳이 아니라 많은 경험을 쌓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공간’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왔지만 막상 ‘그럼 대학에서 뭘 할 수 있지?’라는 질문을 받으면 선뜻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이익주(국사학과 교수) 대학박물관장은 “대학은 하나의 완결성을 갖는 사회, 생활공간이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직접 역사와 문화를 접촉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학박물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박물관이 학생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지역주민들의 생활, 학교의 변천사 등이 자료로 남아서 그것이 곧 이 지역의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대학박물관이 단순히 지역사회의 역사를 보관하고 전시하는 장소로 끝날 것이 아니라, 밖에서는 볼 수 없는 그곳만의 특징적인 문화를 학생과 지역주민이 공유할 수 있게 해 지역사회문화 중심지로서의 면모를 갖춰야한다는 것이다.

오는 9월, 새롭게 단장해 우리 앞에 다가 올 대학박물관. 오랫동안 기다린 대학박물관의 개관 기념 특별전이 어떤 모습일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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