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공중전화에서>

누구에게 거는 전화일까? 애인? 엄마? 친구? 그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감싸 안는 수화기 넘어 들려오는 그리운 사람의 목소리. 보고 싶은 사람의 다정한 한마디에 ‘대한민국 군인’은 눈물을 글썽인다.

습작노트 #3 나, 뜨거운 가슴으로 삶을 맞이하겠노라.

우리는 때때로 시, 소설, 영화, 연극 안에서 새로운 삶을 깨닫는다. 사진도 마찬가지다. 사진은 인생의 풍경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인생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문득 꺼낸 사진 한 장 속에서 내가 몰랐던 삶의 의미들을 보게된다. 다른 이들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사진이 누군가에게는 생의 욕망으로 다가서기도 한다.

<단골손님은 우리아빠>

껍데기는 가라. 겉모습이 다가 아니다. 이 곳 이발사의 가위 휘두르는 솜씨는 대통령 담당 ‘효자동 이발사’ 저리가라다. 녹차주고 커피주는 미용실보다, 투명유리로 된 고급스런 미용실보다. 아빠는 소박한 이곳에서 머리 깎을 때가 제일 편안하다. 아들은 소박한 것이 화려한 것보다 사람의 마음을 더 평화롭게, 더 유하게 만든다는 걸 깨닫는다.

<서울 상경>

타워팰리스 앞 양재천에 엉뚱하게 서 있는 허수아비. 너는 왜 거기 서있니? ‘피식’, 보는 이들은 헛웃음을 친다. 으레 허수아비 뒤에는 저 끝까지 드넓은 들이 펼쳐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진은 그 틀을 깬다. 고정관념을 깨면 인생의 재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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