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글날이 되면 외래어에 의해 파괴되는 우리말과 글에 대한 우려와 논란이 신문·방송 등에 넘쳐난다. 이에 대해 목정수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문제점을 냉소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원인 진단 및 해결책이 제시되어야 한다”며 한글날마다 지속되는 식상한 논란에 일침을 가했다.

한글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우수한 과학적 문자이다. 유네스코는 지난 1997년 한글을 유네스코 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또한 언어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인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합리성, 과학성, 독창성 등의 기준으로 세계 모든 문자의 순위를 매겼는데 그중 1위가 한글이었다. 또한 한글은 문자가 없는 언어를 표기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목 교수는 “훌륭한 문자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글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앞으로 한글을 정보화·세계화에 알맞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한글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한글의 원리는 창제된 직후나 560년이 지난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 그 원리를 새롭게 뒤집어 보고 현대에 맞게 응용하고 재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목 교수는 “요즘 같은 정보사회에서 한글의 효용가치는 무궁무진하다”며 “그 예로 문자메세지를 보낼 때 한글로 5초면 완성할 수 있는 문장이 중국과 일본의 문자로 쓰면 35초 이상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한글의 체계성을 반증하는 것이며, 정보화·세계화 시대에 경제·문화 경쟁력 향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하지만 그러한 효용성만으로는 한글의 잠재력을 제대로 살릴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목 교수는 “문자의 문화적 역량을 확대ㆍ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국제적으로 한글의 가치를 알리고, 한글을 문화적 컨텐츠 개발의 적극적 재료로 인식하는 등의 활용영역 확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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