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인의 심리상담

모의희(학생생활 연구소 상담원)

새로운 21세기는 정보화와 글로벌화 시대로서 기존의 한정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던 생존의 방식이 국제적인 경쟁의 사회로 전환되는 시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 우리 사회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확립이 요구되고 있으며 이에 부응하여 대학사회에서도 새 시대에 맞는 창조적인 인재양성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의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급변하는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은 그 사회 구성원의 정신적인 건전성에 달려있다는 것을 역사는 가르쳐주고 있다. 또한 시대정신의 건전성은 사회구성원 개개인이 자아를 확립할 때 도달할 수 있기에 사회구성원의 자아확립은 이러한 점에서 새 시대에 더욱 중요한 가치로 인정될 수 있다.

자아의식은 자신을 마치 밖에서 보는 것처럼 보는 능력인데 이는 사람만이 가지는 특징이다. 그리고 자아의식은 우리들의 삶을 다스리는 능력을 길러주고, 이 커진 능력으로써 우리는 살아가게 된다. 우리는 자아에 대한 의식이 높을수록 더욱 자연스러울 수 있고 선택의 폭이나 자유는 증가하게 되며 창조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자아를 상실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텅 비어 있는 공허감으로 때로는 극심한 무력감에 빠진 채 어떤 일을 긍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힘을 상실한다. 공허감에 빠진 사람은 가끔 파격적인 행위를 저지름으로써 살맛을 찾거나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권태를 면할 수가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은 텅 빈 상태에서 오래 머무르면 안된다. 만일 보다 높은 곳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갇혀버린 잠재능력은 마침내 병적으로 진행되어 절망상태에 빠지기도 하고 파괴적 행위로 발전하기도 한다. 또한 자아를 상실한 사람들은 불안과 고독감에 빠져 사회로부터 소외감을 느끼게 되고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에 대한 감각을 상실하며 자연과의 관련성에 대한 느낌마저 잃게 된다.

상담현장에서 관찰된 자아를 상실한 대학생들의 일반적인 현상으로서 자신감의 결여, 학업성적의 저하, 대인관계의 부적절, 불안감, 불면증, 이기적인 행동, 과도한 행동주의, 수동주의, 인생의 목표의 미설정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에게서는 야심도 없고 남보다 나아지려는 의욕도 없으며 정상에 올라야 한다는 패기도 없는 것과 자책감에 빠져 있거나 자신과 타인에 대한 증오, 오락이나 컴퓨터 게임 등에 빠져드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자아확립의 주요 과제는 개개인이 가진 힘과 창조성을 되찾는 것이다. 즉, 우리의 깊은 마음속에 있는 진정한 힘의 원천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내적인 능력과 잠재성을 깨닫고 자신의 느낌을 재발견해야 하며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정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하여 판단과 결단이 우리의 성숙된 자아의 한 부분으로 작용하게 하며 성숙된 인간으로서 자아와 주변의 세계와의 관계에 있어 하나의 통합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남들과 정말 의미 있는 관계를 맺도록 노력하여 자신이 존립하기 위해서는 옛날처럼 경쟁이 아니라 협동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나 자아통찰의 길은 험난하여 자아의 깨달음을 이룩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은 투쟁과 갈등에 직면하게 된다. 의식적이고 책임있는 선택을 통해서 자신의 개성을 이룩하여야 하고 윤리적 개체가 되지 않으면 안되며 자기 자신과 자신의 존재성에 대한 깊은 책임의식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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