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속의 서울시립대 ①

회기역.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시립대를 찾는 이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 곳에서 서울시립대의 이미지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쓰레기통에서도 건너 편에 보이는 상가 간판에서도 ‘경희’라는 글자밖에 써 있지 않다. 역을 막 나오면 보이는 안내판에는 경희대와 위생병원 뿐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판 옆 아줌마에게 “여기 대학교가 있다고 들었는데”라고 물어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대답은 “경희대”이다.

회기 역에서 유일하게 찾을 수 있는 서울시립대 이미지는 신문가판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서울시립대 = UNIVERSITY OF SEOUL” 이다. 회기역사에서 시립대의 인상을 찾기 위해 노력한 끝에 발견한 것은 전화번호도, 몇 미터 남았다는 표시도 없는 서울시립대라는 게시판 뿐이다. 회기 역에서 서울시립대의 이미지를 찾겠다는 의도에서 어긋나 순간 당황하고 있는 기자의 눈에 우리 대학 학생인 듯한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시계를 보는 그들을 따라 시간을 보니 12시 45분 전이다. 회기역에서 15분이면 우리 대학을 가는데 충분한 시각이다. 하지만 그들은 수업시간에 늦을까 걱정하며 뛰기 시작했다.

회기 역 지하도 - 롯데리아 - 한국관 - 휘경중학교 - 서울시립대

1시 2분 전에 그들은 ‘미래로 나아가는 대학, 도시를 생각하는 대학’이라는 서울시립대 간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회기역 길이 너무 꼬불꼬불해요”, “서울시립대라는 게시판을 찾을 수 없어요” 숨을 헉헉 내쉬며 심효원(건축도시조경 00)씨는 말했다. 실제로 회기역에서 우리대학을 찾기 위해 헤메는 사람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민경훈(경영 98) 씨는 “신입생 때 회기역에서 학교를 등교하다 길을 헤맨 적이 많다”며 회기역에서 우리대학 찾는 것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총무과 게시판 담당자는 “현재 게시판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안다. 정문 근처에는 여러개의 게시판을 설치하고 약도를 그려 넣었지만 후문 근처 지역까지 그럴 필요는 없을 듯 하다. 회기 역 길이 워낙 복잡해 전부 게시판을 설치하는 것도 힘든 일이고 신입생 때 한 두 번 고생하면 나중에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대답했다.

후문 근처 지역까지 크게 신경쓸 여력이 없다는 총무과 담당자의 말. 경희대는 회기역에 있는 쓰레기통 마다 “경희대. 경희의료원”을 써 놓았다.

“서울시립대 하면 무언가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어요. 좋은 말로는 소탈하고 나쁜 말로는 구질구질하다는 느낌. 서울시립대가 거리상으로는 집에서 가깝지만 경희대가 더 가깝게 느껴져요”라는 휘경여중 학생의 말에서 우리대학 찾기의 어려움은 단지 길 뿐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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