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본관에서 있었던 학생들의 수강신청 반대 집회 과정에서 보여진 일련의 사태는 대학 내에 여전히 권위적인 모습이 남아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집회과정에서 가장 긴박했던 순간은 학생들이 교무처장실로 강제 진입한 이후 교무처 직원들과 대치하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이 과정을 담으려는 사진기자에 대해 취했던 교무처장의 발언이다. 교무처장은 본지 사진 기자의 취재활동을 가로막으며 ‘협박’적인 어투의 말이 섞인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중에 이루어졌다.

이날은 학생들과 학교측의 입장대립으로 양측의 감정이 매우 고조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신문사 기자에 대한 협박성 어투는 이러한 감정문제로 치부하기엔 좀 거리가 있어 보인다. 먼저 기자는 엄연히 대학신문사라는 학교 부속기관에 속한 공인이기 때문이다.

대학신문사가 학내 전반적인 주요 사항에 대한 보도를 위해서 설립된 기구라면 학생기자의 취재 또한 공적인 임무 수행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기자의 취재과정이 매우 중요한 사안일 경우 특정한 이유 없이 취재를 금지하는 것은 공정한 언론 보도를 방해하는 일이다.

그 동안 본사는 여러 차례 기사의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다. 따라서 학내의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기사를 다루려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문제는 학교측에 대한 취재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 날 학생들이 교무처장실로 진입하기 전에 있었던 면담회의 취재가 불허됐던 것도 이러한 어려움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그간 학교측은 신문사의 논조가 학생들의 입장에 치우치고 있다며 기사의 공정성이 과연 있는가를 반문해 왔다. 그동안 기사에 대한 공정성 논란은 신문 배포 지연 등의 주요 논리로 작용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기자들은 자체적으로도 이러한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 사전 취재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기자들에게 있어서 학교측에 대한 실질적인 취재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집회 과정에서 있었던 교무처장의 발언, 또 학생들과 대학측의 면담회에 대한 취재불허를 당하는 기자의 입장은 상당히 난감하고 유감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 날 교무처 집회 이후 기자들은 교무처를 방문해서 학교측의 입장을 들으려 했다. 30분을 기다린 끝에 만난 직원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퇴근 시간이 끝난 지금부터는 개인 시간이고 피곤하니까 다음에 와서 취재 하세요, 난 할 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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