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속의 서울시립대 ②

술집의 분위기는 그 대학의 문화를 대변한다. 홍익대 주변의 클럽은 세련된 홍익대의 분위기를 나타내고, 고려대의 막걸리 집들은 소박하고 털털한(?) 고려대인을 상징한다. “타대학 주변 술집에 비해 조용하고 오손도손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조용한 분위기죠”라는 박영규(전자전기 98)씨의 말처럼 우리대학 주변의 술집은 조용하고 소박한 분위기다. 이는 술집주인들이 생각하는 서울시립대에 대한 이미지와도 일치한다. “시립대 학생들 착하고 좋아요. 특히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있는 것 같아요” 이는 대부분의 술집주인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우리대학에 대한 인상이다.

서로 닮은 것은 단지 이미지 뿐만이 아니다. 7천명이 채 안되는 학생 수처럼 우리 대학 주변의 술집들은 대부분 좌석 수가 50석이 채 안 된다. 작은 규모는 학생과 술집 주인 모두 갖고 있는 불만사항이다. 학생들은 “학과인의 밤이나 새내기 환영회 등을 할 때 술집규모가 너무 작아 제대로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 그래서 경희대 앞까지 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ㅊ술집 주인은 “학생 수가 7천명이 안 되는 현실에서 술집규모를 크게 하는 것은 많은 위험이 따른다. 학과 행사가 많이 있는 시기에는 손님이 가득찰 수도 있지만 행사가 없는 시기에는 손님이 가득 찬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우리대학이 위치한 곳이 간선도로가여서 외부손님이 거의 없다는 것도 규모가 큰 술집이 생기기 힘든 이유”라고 말했다.

술집규모가 작은 것도 학생들의 주된 불만 사항 중 하나지만 가장 큰 불만은 무엇보다도 술값이 비싸다는 것이다. 이정민(경영 98)씨는 “인하대의 경우 소주 한 병에 7백원 하는 곳도 있다.

건국대도 4명이서 2만원이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술값은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비싸다고 불평한다. 이에 대해 ㅊ상가 주인은 “상가를 개설하고 나서 일 주일 동안 지금보다 5백원 정도 낮은 가격으로 장사를 했다. 하지만 계속 적자가 나 결국 가격을 인상했다”고 얘기했다. 결국 가격을 낮춘다고 해도 가격하락폭 만큼 수요의 증가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학생들은 외상이 잘 안 된다거나 화장실이 지저분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반해 술집 주인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은 신입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00학번 신입생의 경우 대다수는 현행법상 만 18세가 안 되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술을 마실 수 없다.

ㅅ상가 주인은 “요즘은 선후배가 서로 친해지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넌 신입생이니까 술을 못 마신다고 하면 대부분의 손님은 그냥 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술을 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술집들이 미성년자를 아예 받지 않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단속에 걸릴 경우 벌금 6백만원, 영업정지 6개월의 처분을 받기 때문이다.

대학생에게 있어 자신의 대학 주변 술집은 단순히 술 마시는 곳만은 아니다. 인간관계를 성숙시키고, 나아가 대학생활의 소중한 추억을 쌓는 장소이다. 그 공간을 가꾸는 곳은 술집주인 뿐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일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