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여론

고풍스럽게 보이는 빨간색 인문학관 건물과 뒤쪽으로 펼쳐지는 노천과 연못가,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적어도 입학해서 몇 일 동안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문과생들은 멋진 건물에서 생활하는 행운을 얻었다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새로 지어진 자연과학관이나 기술과학관에 가보면 인문학관은 너무나 초라해 보인다. 물론 지어진 시기가 다르니 인문학관보다는 자연과학관이나 기술과학관이 더욱 깨끗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강의실 내부로 들어가면 불평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인문학관의 책상과 의자들은 대개가 오래된 것들로 책 한 권 놓기도 힘들고, 체형에도 맞지 않아서 앉아있기도 힘들다. 반면 새로 지은 건물들에 수업을 들으러 가면 책상들은 커진 체형에 맞춰져 있고, 책상 공간도 충분하다. 또 에어컨이 있는 자연과학관의 강의실에서 쾌적하게 한 시간 수업을 받고 인문학관으로 돌아오면 따가운 햇볕에 살갗이 따갑기까지 하고, 수업 내내 흐르는 땀을 닦아 내며 땀 냄새를 견뎌내야 하는 게 현실이다. 더구나 시청각 자료를 볼 때마다 OHP를 설치하느라고 수업은 10분, 20분씩 지체된다.

화장실은 더욱 심하다. 밖에서 다 보이는 화장실, 변기 수도 적고 세면대에는 지저분하게 때가 묻어 있다. 하지만 새 건물들의 화장실은 변기 수도 넉넉하고 환풍기 시설까지 완비되어 있다. 이러한 시설의 차이는 비단 인문학관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사회과학관이나 배봉관 같은 오래된 건물들에서 대부분의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 가르치는 교수님들까지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새 건물과 기존 건물들의 시설 차이가 큰 게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새 건물들에 비해 기존 건물들의 시설들은 너무나 낙후되어 있다. 당장 수업을 받는 데 불편함을 느낄 정도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작은 책상에서 몸을 이리저리 꼬아대며 수업을 듣는 학생들, 시청각 교육을 진행할 때마다 지체되는 강의시간으로 불편해 하는 교수님들이 있다. 낙후된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새 건물을 짓지 못한다면, 기존 건물들을 리모델링하여 교육 환경을 개선하도록 해야겠다.

윤정안
(국어국문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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