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는 사랑을 싣고”란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과거를 그리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보고픈 친구가 있어 졸업 앨범을 뒤적거려 연락처를 찾아 전화를 하면 다른 사람이 받는 일이 대다수이다. 그저 추억으로 간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TV 프로에서나 볼 수 있던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요즘 대학생들은 주말에 있었던 미팅, 소개팅 이야기보다는 초등학교동창회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우연히 알게 된 동문 사이트에서 초등학교 친구의 연락처를 알게 되었어요, 한 친구와 연락이 되니 더 많은 친구와 연락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만난 친구들끼리 이야기가 통해서 동창회를 했는데 그 때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이 서운해 해서 한 주 한 주 더 모이다 보니 이렇게 4주 동안 계속 동창회를 하게 되었어요.”

어릴적 친구를 찾아주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시작된 한 인터넷 사이트는 단 10개월 만에 35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 사이트의 성장은 국내 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얼핏 보면 왜 이 사이트가 그리 인기가 많은지 이유를 묻게 된다. 회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이유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사이트가 예쁜 것도 아니고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을 끌어들이는 소스도 없다. 대중매체에서 광고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또 요즘에는 서버의 부족으로 접속하려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하루에도 5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이트를 방문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만남 성공담이 네티즌들의 입을 통해 널리 전해지고 있다. 심지어는 60세 이상의 회원도 천명단위를 넘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고무되는 것은 비단 이용자뿐만이 아니다. 이 사이트의 웹마스터 이여진씨는 아침 9시에 출근하여 밤 12시나 돼서 퇴근할 정도로 고된 직업이지만 ‘만남 성공담‘이 직장을 그만 두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어릴적 친구 찾기 인터넷 사이트들은 한국적 정서를 담은 사이트로 평가를 받고 있다. 아련한 옛 추억을 그리워하는 한국인의 심리를 인터넷에 접목시킨 것이다.

현대인의 생활 공간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광장에서 일하는 시간보다는 내 방 내 사무실에서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친구 찾기 인터넷 사이트는 이러한 현대인에게 바깥 세상과 통하는 통로와 같은 역할을 한다. 기존의 채팅과 다른 점은 이전에 이미 오프라인 상에서 만나 추억을 공유했던 친구들을 온라인 상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이 친구 찾기 사이트들이 성공을 이루게 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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