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학번 안주영씨를 만나

“오다가다 야학교사 모집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들어갔어요” 우리대학 안주영(도시사회 99)씨는 야학에 들어간지 벌써 1년이 됐다. “작년 7월에 원서를 내고 들어가서 두 달간의 교육을 받고 9월 1일 설레이는 마음으로 학생들과 처음 대면했어요”

정제된 듯한 차림만큼이나 딱 부러지는 말투의 여대생이었다. 그녀는 낮에는 대학생의 신분으로, 밤에는 선생님의 신분으로 바쁘게 살고 있다. 야학에 가는 시간은 일주일에 두 시간밖에 안되지만, 요즘은 대학교 4학년이신 선생님을 도와 한 학급의 담임을 맡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소홀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서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야학이지만 가끔은 바쁜 생활의 부담으로 느껴져서 하기 싫을 때도 있다. 그녀는 야학활동 뿐만 아니라 학과공부, 복수전공공부, 아르바이트 등의 너무나 빡빡한 일정 때문에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사람들은 야학교사들이 무보수로 일한다고 해서 자기만족이나 보람 같은 걸 많이 느낄 거라고들 해요. 근데 정말 피부로 와 닿는 것은 그런 것보다 정이죠. 힘들 때 위로를 많이 받아요” 이제 그녀에게 야학교사생활은 봉사이기보다 생활의 위로에 가깝다. 1년이 넘도록 고생하면서도 야학교사를 그만두지 않는, 아니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서로의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다독여주는 훈훈한 인정, 그것이 있기에 그녀는 행복하다.

학생들의 구성을 보면 직장인이 50%를 넘는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한다. 이밖에 50∼60대의 아주머니들도 상당수 있는데 이분들이 가지고 오는 음식 역시 대단히 푸짐하다. 그녀는 “교무실에 들어가면 항상 먹을 것이 많아요. 체육대회라도 하는 날이면 다같이 모여서 전도 붙이고 떡도 해먹어요. 먹을 게 끊이는 날이 없지요”라며 웃었다.

그녀에게는 자신의 학생들이 단순히 학생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녀가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은 그녀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고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까지 서툴게나마 가르쳐주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 일을 사랑한다. “처음엔 아직도 야학이 있다는 게 그저 신기했어요. 지금 고등학생들도 그럴 거예요. 대학에 오면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돼요” 학생으로 살아가면서 교사의 삶까지 살아가는 그녀를 통해 나와 남을 함께 생각하는 사회를 생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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