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시대인 - 한복려(원예 66) 궁중음식연구원 원장

지난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있었던 ‘남북정상회담‘에서 분단 50년만에 처음 이루어진 것은 남북 고위급 정상회담만이 아니었다. 남북의 음식 교류 또한, 이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이루어졌다. 이 역사의 현장을 지휘한 남측의 대표는 우리 대학 선배인 한복려(원예 66)씨였다. ASEM 회의에서 영부인들의 만찬 또한, 한복려 씨가 기획과 자문을 담당하였다. 궁중요리 분야에서 국가중요문화재 제38호로 지정된 황혜성 씨의 큰딸인 한복려 씨는 현재 ‘궁중음식연구원’의 원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중고생 때부터 어머니가 궁중음식 1대 기능보유자인 한희순 상궁으로부터 공부하시는 것을 보아왔고, 대학 때는 어머니의 민속요리 조사에 따라다녔어요. 주로 원고 정리 등 부수적인 일을 도왔죠”라고 한복려 씨는 자신이 궁중요리와 인연을 맺게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녀는 현재 2대 궁중요리 기능보유자인 어머니의 뒤를 이을 기능보유자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음식이라는 것은 우리의 생활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것인데, 식(食)문화에 대한 인식도가 너무 낮아요.” 한복려 선배의 설명에 따르면 음식은 먹으면 없어져버리기 때문에 식문화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고 한다. “음식이라는 것은 그릇이나 양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요리들의 표준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궁중요리 같은 옛날 요리들은 대부분 숙수(음식 솜씨 좋은 이를 이르는 우리말)들의 ‘손맛’과 ‘눈대중’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 전승이 힘들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자랑할만한 것은 전통문화밖에 없어요”라고 말하는 그녀는 궁중요리연구원에서 전통 음식의 기능인 양성과 저작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10여권의 저서를 펴냈으며, 요즘에는 한식 코스 요리에 관한 책을 집필 중이다. 그리고 한국의 떡과 과자를 국제적 경쟁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음식의 전수 방법에는 직접 만들거나, 먹거나, 책이나 전시회를 통해서 등 많이 있는데, 그렇게 전통 요리를 배운 사람들이 제대로 익혀서 이름을 날릴 때 제일 뿌듯해요”라고 말한다.

한복려 씨의 서울시립농업대학 재학 당시 우리대학은 농촌의 풍경을 가진 곳이었다고 한다. 한복려 선배는 예전과는 사뭇 달라진 대학에 다니고 있는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직업을 계산하지 말고, 순수하게 공부하고 체험하면서 그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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