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는 학내에 중대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학생총회’ 또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를 열어 이를 학생들에게 보고하고 여론 수렴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갈수록 줄어들고 시행 방식 또한 비현실적인 탓에 이들 의사결정기구가 장기간 성립조차 되지 못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로부터 멀어져가는 총학생회 의결기구

학생총회는 총학생회의 최고 권력기구로 우리대학 재학생 전원이 회원으로 구성된다. 학생들에게 중대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을 비롯해 총학생회장 탄핵 및 회칙 개정에 대한 의결권을 갖는다. 학생총회는 매학기 1회 열리는 정기총회와 긴급한 경우 소집할 수 있는 임시총회로 구성된다.

전학대회는 학생총회의 위임기구로서 총학생회, 단과대 학생회, 총여학생회, 동아리연합회, 학부(과) 학생회, 학년장, 언론협의회 등 다양한 분야의 학생 대표들로 구성된다.
총학생회칙을 보면 학생총회의 경우 전체 학생의 1/10, 전학대회는 전체 학생 대표의 과반수 이상을 정족수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족수가 채워져 실제 의결로까지 이어진 것은 학생총회가 2000년 3월, 전학대회는 2004년 초가 마지막이었다.

총학생회의 활동 방식이 학생들과 괴리되어 가고 있는 문제는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던 문제이며 의결기구로서의 역할 또한 현실에 맞게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하지만 총학생회칙은 지난 9년간 한 차례도 개정된 적이 없다.

학생들 현실에 발맞추려대학들 학생회칙 개정 노력

고려대 총학생회는 지난해 전학대회 구성에 대한 총학생회칙에 ‘졸업예정자 정회원의 경우 참석자만 정족수에 포함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이는 졸업예정자들이 취업 준비로 인해 캠퍼스 사안에 전념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2003년 ‘이라크 파병 반대 동맹 휴업’ 총투표를 진행하면서 처음으로 ‘온라인 투표제’를 도입해 총 10010표의 실투표수를 이끌어내며 이를 성사시킨 바 있다. 학생총회와 같은 권한을 지닌 총투표를 온라인 상에서 진행하는 것을 총학생회칙에 명문화한 이 사례는 대안적인 여론수렴 방식으로서 인터넷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지관래(기계정보공학 02) 총학생회장은 “온라인투표 방식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도 일단 학생총회를 열어 회칙을 변경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논의를 거친 후 올해 2학기에 학생총회를 개최할 예정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 역시 학생총회 성사 실패가 이어질 경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학생 서명운동이나 온라인 투표를 통해 회칙을 개정하려는 차선책 또한 모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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