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사관제도(ROTC)는 대학에서 2년 (3~4학년)동안 대학 생활과 군사 교육을 병행한 후 장교로 임관해 나머지 2년 4개월을 군부대에서 근무하는 제도로, 국내 최대 규모의 장교 양성 제도이다.

하지만 엄격한 규율, 경례 구호, 군사 훈련 등이 존재하는 군사 양성기관이 자유로움이 중요시되는 대학 캠퍼스라는 공간에 함께 존재하면서 일반 학생들의 불만이나 크고 작은 마찰이 종종 발생한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대학에서는 지난 2004년, 장소를 가리지 않는 지나친 큰 경례 소리에 학생들이 불만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시정이 이루어진 바 있다. 한 학생이 캠퍼스 내에서의 큰 경례소리가 수업에 방해되고 위화감을 준다는 이유로 ROTC에 민원을 제기했으며, 그 결과 당시 학군단은 감찰 조사를 실시해 4학년 지휘근무 후보생 5명에게 보직해임 징계를 내린 것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선쪾후배 후보생들 간의 지나친 군기 교육이 폭력으로 번져 물의를 빚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심지어 지난달 한 대학 ROTC에서는 선배 후보생이 교육을 이유로 후배 후보생을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ROTC, “건전한 학군사관 문화 추구”
우선 ROTC는 일반 학생들에게 불쾌감이나 피해를 주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학생중앙군사학교 정훈공보과 관계자는 “건전한 학군사관 문화를 추구하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삼고 있으며 이를 위한 지도에도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부 대학에 문제시 될 수 있는 군대 문화가 남아 있는 것은 유감”이라며 “지난 ROTC 내 폭력사고에 대한 학생중앙군사학교 및 법원의 결정은 후보생들 간의 폭력행위가 절대 용납되지 않는다는 일종의 판례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대학 ROTC 후보생 이상준(경제 04)씨는 “선쪾후배 간 기강 문제나 시끄러운 경례 소리 등 일반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우리대학 ROTC에서도 이미 많은 개선 노력이 이루어졌다. 만약 폭력과 같은 일이 발생할 경우에는 빠른 제보를 통해 바르게 고쳐 나가는 것이 ROTC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우리 스스로 공유하고 있다. 물론 ROTC생은 학생과 군인의 중간 신분인 만큼, 어느 정도의 차이는 학생들이 이해해주어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대학 내 군사조직 존재에 대해 장기적 논의 필요하다는 주장도
한편으로는 군인 양성기관이 대학에 존재하는 것 자체가 적합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권태산 총학생회장은 “장기적으로 체계적인 논의를 통해 육군사관학교와 삼군사관학교 같은 군사기관에 장교양성을 전체적으로 일임해나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수직적 서열문제, 기강잡기 등은 군사 조직이기에 피해갈 수 없는 필연적인 특성”이라면서 ROTC가 대학 내에 존재함으로써 일어나는 부작용과 논쟁들이 완전히 해결될 수는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ROTC제도는 대학생활과 군생활을 동시에 하게 함으로써 군장교 양성에 전념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가 차원의 효율성 및 안보성을 따져보았을 때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고 ROTC의 정체성에 대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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