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자극적으로!’
요즘 케이블 방송의 모토처럼 느껴진다. 방송의 속성상 돈이 된다 싶으면 모조건 내지르고 보는 그들의 생리는 더 이상 어찌할 수 없어 보인다. 쇼 프로그램은 마구 벗어던지고, 불륜의 구조는 더욱 복잡하고 적나라해지고, 성 담론은 하나의 재미거리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예전에 간혹 보였던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현재는 케이블 방송 채널을 장악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면 우리들의 현재 모습은 어떤가? 몰래카메라를 따라가는 것은 바로 우리들의 시선이다. 말 그대로 침 질질 흘리며 때론 흥분하고 광분하고 눈살을 찌푸려가며 치정의 관계로 점철되고 아무 의미 없는 시시콜콜한 한담들이 가득한 케이블 방송을 본다. 어느 덧 꽉 쥔 리모콘에 땀이 찬다.

하나의 방송이 끝나면 썩은 고기만을 찾아 어슬렁거리는 킬로만자로의 하이에나처럼 유사 프로그램을 찾아 리모콘을 돌린다.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프로그램들을 못마땅해 하면서도 거기서 눈을 떼지 못하는 우리들. 그것이 바로 방송의 힘(?)이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방송을 보고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간 케이블 방송에서 익힌 단어들을 장인의 정신으로 섬세하게 가다듬어 세상에는 다시없을 ‘악플’을 시청자 게시판에 올리는 것 정도.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양산되는 이유는 시청률이 나온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방송 컨텐츠에 대한 창조력의 부재라고 생각된다. 양질의 프로그램을 위한 대안과 창조성이 부재할 때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남들보다 발 빠르게 모방을 하는 일이다. 덧붙여 모방 대상의 프로그램보다 약간의 수위를 높이는 정도.
정작 중요한 것은 채널 선택권이 당신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케이블 방송이 오늘 저녁 방송은 기대해도 좋다고 은밀하게 여러분에게 속삭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원색적인 프로그램 못지않게 유익한 프로그램들도 많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