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별똥별을 보며 묵념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별똥이 별의 죽음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였지요. “자유롭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습니다. 그걸 알았다면 묵념이 아니라 박수를 쳤을 텐데 말입니다. 죽음은 생에서 떨어져나가는 이탈이지만, 그 이탈이 이승에 던지는 빛은 찬란하고 놀랍습니다.

우리의 궤도는 어떤가요? 집-학교-강의실-도서관, 너무 단조로운 동선 속에 나를 가둬두고 있는 건 아닐까요? 가벼운 ‘일탈’이야 누구든 가능하고, 또 수시로 그러겠지만 이탈은 좀체 쉽지 않을 것 같군요. 일탈이 동일한 지점으로의 회귀를 전제하고 있다면, 이탈에는 어떤 도약 혹은 추락의 지점이 마련되어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별똥별처럼 궤도를 영원히 바꾸기도 하고 조금씩 수정하기도 하지요. 하루라도, 한 시간이라도, 단 일 분이라도 “이탈한 자가” 되어 “문득 자유롭”기를, 정신의 도약이 있기를!

김점용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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