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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라는 새로운 통신 수단이 생활 저변으로 확대될 때 쯤, 인쇄매체를 제작하던 사람들의 마음은 참담함 그 자체였다. www로 시작하는 ‘월드 와이드 웹’은 인쇄매체를 제작하기 위해 밤을 지새우던 사람들에게는 세상의 모든 인쇄물을 포획할 괴물로 느껴졌다.

대학신문도 마찬가지였다. 생활 전반의 변화를 가져온 인터넷 환경은 대학신문이 기존의 방식으로는 대학 내의 커뮤니티 기능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과제를 던져준 셈이었다. 허나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위기 상황은 대학신문이 살아가야 할 이유를 더욱 분명하게 했다. 그것은 매체의 형식에서 찾아지지 않았다. 컨텐츠에서 찾아졌다. 즉, 활자가 인쇄되어 나오는 방식을 바꾸지 않고 지면에 무엇을 담아낼 것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고민의 귀결은 바로 ‘우리’ 이야기였다. 우리들의 이야기는 우리들 주변을 더욱 면밀하게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의 거대 담론들과 차별화 될 수 있는 하나의 출발점이었다. 하지만 고민거리는 많았다. 이러한 차별화 전략이 옳은 것인지 또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대학신문에 얼마나 녹아 있는 지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했다. 또한 대학신문이 우리들의 이야기를 찾아 싣고자 해도 발행 시기와 지면 관계로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도 고민 중이다. 지금 말한 것들이 얼마나 옳고 적당한지를.

그런데 이번에 아주 반가운 매체 두 개를 보게 되었다. ‘시공’과 ‘경영신문’이다. ‘시공’은 공과대학의 소식지이고, ‘경영신문’은 경영학부 학생회가 만든 소식지이다. 이 둘을 보다 보니 대학신문에 싣지 못한 얘기들이 많았다. 대학신문은 그간 사실 너무 외로웠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할 파트너를 만나지 못했다.

인터넷 신문으로 신속하게 방향 전환했던 대학신문들도 다시 인쇄된 신문을 발행하고, 각양각색의 웹진들도 문을 닫았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할 이야기가 있고 그렇지 않은 이야기들도 있다는 점을, 그리고 기성 매체인 ‘대학내일’과 ‘캠퍼스 헤럴드’가 시각적인 것들과 그저 그런 수사로 우리들을 미혹시킨다 하더라도 우리들의 이야기로 아름다운 밀월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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