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속 숨은그림찾기]



홀바인의 초상화들은 마치 손을 뻗으면 잡힐 것처럼 생생하고 실제적인 묘사가 특징이지만, 그 이면에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그림 속 괴상한 모양은 심하게 늘여 그린 해골이다. 이러한 기법을 왜상(Anamorphosis)이라고 한다. 극단적인 예각 각도에서 보아야만 원래의 형상을 제대로 볼 수 있다.

해골은 인간이 언젠가 죽어서 흙으로 돌아갈 운명을 상징한다. 인간을 비롯해 이 땅의 모든 만물은 덧없다. 만약 해골이 제대로 보이는 각도에서 이 그림을 본다면 해골을 제외한 다른 대상들은 일그러져 보이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죽음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지만 우리가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그것을 깨닫게 될 때는 정작 삶이 비틀리고 흐릿한 모습으로 다가오게 된다. 한편 그림 속 악기인 ‘류트’는 화합과 조화의 상징이지만 사실 그림 속의 악기는 목이 부러져 있다. 이는 당시 고조되고 있던 신·구교간의 갈등을 의미한다. 펼쳐져 있는 찬송가 책을 그린 것은 그 사이에서 다시 하나로 통합된 교회에 대한 홀바인의 열망을 표현하고 있다.

참고문헌 - 『세계명화 속 숨은 그림읽기』, 파트릭 데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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