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아 내는 세 가지 방식



지난 14일까지 학생회관 2층에서 화선지에 수놓인 정갈한 문자들의 향연이 있었다. 바로 동아리 ‘연묵회’의 작품이다. 연묵회는 1976년 우리대학 도서관 사서이셨던 남전 선생님께서 서예반을 만드신 이후 1977년 연묵회로 이름을 개칭한 이래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와 전통이 숨 쉬는 동아리이다.

연묵회는 묵묵히, 꾸준히 제 앞길을 나아가는 동아리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서실에 모여 선생님께 받은 체본을 연습하고, 체본을 베끼는 임서전도 갖고 한 학기에 한 번씩 전시회도 갖는다. 방학에는 남전 선생님이 계시는 화진포에 가서 서예를 배우기도 한다고.

서예는 감정과 생각을 문자와 붓에 담아 표현하는 지적이고 정신적인 예술이라는 말이 있다. 연묵회 회장 이혜정(국사 05)씨는 “졸업하기 전에 그러한 경지에 이르기는 힘들다”며 “하지만 임서를 할 때, 분명 같은 선생님이 똑같이 알려주시고 같은 책을 보고 베끼는데도 사람마다 글씨의 느낌이 다르고 쓴 사람의 느낌이 난다”고 말한다.

서예 동아리인만큼 동아리의 분위기가 정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들은 서예는 정적이나 동아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전시회를 준비할 때 그들은 며칠 밤을 새우며 준비를 한다. 전시된 작품은 책상 위에 놓인 것과 달리 같은 글씨지만 차이가 있다고. 그들에게 전시회는 성장하는 것을 보이고 또 성장하기 위해 배우는 경험이 된다고 한다. 외국인 교환학생들 역시 서예의 매력에 빠져 동아리 활동을 한다고 한다.

박성용(경제 07)씨는 “10년이 넘게 서예를 하고 있는데 집중이 되지 않을 때 반복해 쓰면서 쓰는 그 순간순간 마음에 안정을 얻는다”고 이야기한다. “먹을 가는 소리를 듣고 먹의 향만 맡아도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 같다”는 연묵회 사람들. 그들은 진정 규모보다 내공이 큰 동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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