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POP UP

언제부터인가 힙합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딱히 이유는 없다. 싸가지 없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취향의 - 누군가 나에게 취향이라고 말하면 맞는 말이지만 성의 없고 싸가지 없이 들린다 - 문제다. 한때는 힙합 클럽의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었던 적도 있었다. 디제이와 힙합 음악에 관한 얘기도 하곤 했다. 이러저러한 경로로 구매한 음반들도 400장 가량 되어간다. 클럽 분위기의 음반에서부터 재즈힙합 음반, 그리고 언더그라운드 힙합으로 분류되는 음반까지 섞여 있다.

힙합 음악을 찾아서 듣는 것이 내 취미인 것이다. 물론 힙합 음악에 내가 정통한 것은 아니다. 힙합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슈가힐 갱(the Sugarhill Gang)이 조폭집단(Gang)이 아니라 힙합 음반을 프로듀싱 하던 음반 레이블이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자주 듣던 곡이나 유명한 곡을 제외하고는 흑인(Afro-American)들의 목소리는 그놈이 그놈 같다. 더욱이 누가 무슨 노래를 언제 불렀는지도 모른다. 가사를 얼마나 빠르게 지껄이는지 노래 가사는 귀에 들리지 않고 영어라는 것만 안다. 때문에 가사가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노래에 ‘양념’으로 들어가는 미국 욕은 또 잘 들린다.

그래도 힙합 음악을 듣는 이유는 그 음악의 비트와 멜로디가 내 심장 박동수와 혈류(血流)속도가 맞다는 느낌 때문이다. 이러한 취미 생활을 계속하려면 음원을 지속적으로 구입해야 하는데, 시대의 조류를 따라가기 위해 음원을 구입하고, 또한 명반으로 분류되는 과거에 듣지 못했던 음원들을 구입하자면 돈이 수월찮이 들어간다.

그런데 돈이야 차치하고서라도 듣고 싶은 음반이 국내에 없는 경우가 많다. 다운로드를 받으려고 하면 또 걱정이 앞선다. 외국 사이트를 통해서 신용카드 결제를 하려 하면,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될까봐 걱정이 앞선다. 소리바다와 같은 곳을 이용해 다운받으려 해도, 해당 파일이 없거나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이고, 음질 또한 보장할 수 없다. 또한, 이곳저곳을 검색해 무료로 다운받는다 쳐도 잠재적인 범죄자인 셈이다. 외국 온라인 음반점을 이용하려 해도 여전히 개인신용정보 유출의 위험성이라든지 배송의 문제가 따르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러한 현상이 나에게만 국한되는 경우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이들에게도 다른 분야에도 이러한 현상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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