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POP UP

흔히 우리는 커피, 음료 등을 기호(嗜好) 식품이라고 부른다. 커피 매장에 가면 수많은 커피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고객의 구미에 맞는 커피를 만들어주는 바리스타까지 있다고 한다. “계피 가루 조금 하고 조금 달콤했으면 하고 생크림은 빼주시고요” 등등 주문대에서 서서 이렇게 주문하는 것이 낯간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둘둘둘’ 혹은 ‘둘둘하나’ 하던 식으로 커피를 마시던 적이 있었다. 그것도 귀찮으면 ‘다방 커피’처럼 해달라고 했던 적이 있었다. 여기서 다방 커피란 텁텁할 정도로 단맛이 나는 커피를 말한다. 그리고, 편의점 냉장고 앞에 가서도 뭘 마실지 망설여진다. 분명 어떤 것을 마시고 싶어서 들어갔지만 알록달록한 음료병들이 내 기호를 자극한다.

내가 뭘 마시든, 우리는 이러한 기호에 대해 뭐라고 토 달지 않는다. 그냥, 그의 기호니까. 우리 세대들은 정말 쿨(cool)하다. 그런데 이러한 기호 식품들은 시대에 따라 유행에 따라 변한다. 어쩌면 고정적인 것이 없을 수도 있다.

문화 예술 체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발언 때문이다. 발언의 요지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 인사들 가운데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사람은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정권이 코드(code) 인사였기 때문이란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의 장들은 임기가 끝나야 물러난다. 말하자면 임기가 끝나기 전에 누가 나가라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장관은 그들에게 대놓고 ‘정권이 바뀌었는데 왜 안나가는 거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명분은 있다. 문화예술체육 예산이 산하 단체장들의 생각에 맞는 사람에게 지원되고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문화예술체육 분야 가운데 어느 한 분야만 지속적으로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여하튼 이것도 기호라면 기호다. 쿨하게 존중해주어야 하는 걸까? 그렇다면 다양성의 문제는?

문화예술체육의 장점은 포용력에 있다. 다양함을 포용하는 것. 올림픽을 보면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 환희와 감동을 서로 맛본다. 어떤 음악은 세계 모든 사람들의 가슴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떤 그림은 어느 나라 사람이 보아도 아름답다고 느낀다. 그것은 적어도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내는 어떤 포용력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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