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탐방 - ① 도시인문학 연구소

도시인문학연구소(소장: 이성백 철학과 교수)는 인문적 도시공동체의 비전을 연구하는 세계적인 거점연구소를 지향한다. 1992년도에 인문과학연구소로 출발하였고, 2007년 11월 ‘글로벌폴리스의 인문적 비전’이라는 아젠다를 통해 10년간 지원규모 75억원의 학술진흥재단 인문한국사업에 선정된 후 2008년에는 도시인문학연구소로 이름을 바꾸었다.

도시인문학이란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가 세계최초로 개척한 새로운 학문분야로, 도시공동체를 주제로 하는 철학, 역사, 문화의 통섭학문이라 할 수 있다. 도시인문학연구소의 아젠다 ‘글로벌폴리스의 인문적 비전’은 이 새로운 도시인문학의 패러다임을 학문적으로 확립하여 도시과학분야의 연구에 인문학적 기초를 제공하고, 나아가 서울 등 세계의 도시공동체에 진보적이고 열린 인문적 비전을 열어주는 데 기여하고자 기획됐다.

도시공동체에 인문학의 옷을 입히는 시도 자체가 도시공동체에 대해 참신한 학문적 접근이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대다수는 도시에 살며, 앞으로 도시가 점점 더 인류 최후의 고향이 될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도시공간은 안식처가 되고 향유와 희망의 공간이 되기보다는 타인과 적대적으로 부딪치는 피곤한 공간이 되어왔다.

서울 등 대부분 도시의 거리는 쉬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기보다는 각종 소음으로 꽉 채워져 있고 출퇴근과 통학 시에 서로서로 방해가 되며 가능한 한 빨리 빠져나가고 싶은 공간이다. 일터의 공간도 지구화시대에 격화되는 적대적 경쟁의 공간으로 변화되었으며 동네의 거리조차도 자동차를 위한 거리로 변화하여 동네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축소되었다. 따라서 현대의 도시공간에서 안식처는 가정이라는 사적 공간으로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지구화시대에 도시는 타인을 미워하고 의심하게 되는 피곤한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도시인문학은 이처럼 피곤한 도시공간에서 서로의 가치를 높여주는 도시공동체의 공간을 발견하고 확장하며 아래로부터 도시를 안식과 희망과 새로운 향유의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새로운 학문분야이다.

21세기 지구화시대에 서울 등 세계적인 대도시들은 여러 가지 차원에서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도시인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2008년 촛불의 거대한 흐름에서 나타났듯이 아래로부터 새로운 사회적 공간을 만들어내고 사회성원들 간에 가치를 올려주는 새로운 공동체의 가능성을 확장하기도 한다.

‘글로벌폴리스’는 바로 이러한 21세기 지구화시대의 도시와 공동체에 대한 새로운 이름이다. ‘도시’라는 명칭 대신 고대 그리스의 도시공동체를 뜻하는 ‘폴리스’라는 이름이 들어간 것은 도시를 공동체의 공간으로 다시 보려는 인문학적인 접근법을 담고자 했기 때문이다. ‘글로벌폴리스’는 새로운 유토피아적 도시공동체의 공간들과 여러 차원의 양극화 및 서로를 죽이는 경쟁의 공간들이 겹치고 충돌하는 모순적인 공간이다. ‘글로벌폴리스’에 대한 도시인문학적인 연구는 지구화시대에 유토피아적 도시와 공동체의 가능성과 희망, 그리고 비전을 열어주는 데 학문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이다.

도시인문학연구소는 이 아젠다를 수행하기 위해 도시철학팀, 도시역사팀, 도시문화팀 등 세 개의 연구팀을 두고 있다. 교수진으로는 2007년도 이후에 새로 채용된 6명의 교수(곽노완, 이현재, 유승희, 김승욱, 김동우, 홍준기) 및 3명의 연구교수(박영균, 정인숙, 남영호)등 모두 9명이 있다. 이들 교수진은 모두 40대의 진보적이고 개방적인 신진교수들이며, 인문학적 열정과 능력을 갖추었으며 세계적인 연구업적을 쏟아내고 있다.

그런 만큼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는 조만간 도시인문학 연구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연구소로 성장 할 것이다. 그리고 도시인문학연구소의 일반연구원으로 서울시립대학교 인문대학의 교수들(서도식 철학과 교수, 정재정 국사학과 교수, 조세형 국문학과 교수)을 비롯해 남기범 도시사회학과 교수, 이승일 도시공학과 교수 및 대구대 지리교육학과 최병두 교수, 서울대 지리교육과 박배균 교수, 뉴스쿨 사회학과 강재호 교수, 경희대 사학과 박진빈 교수, 공주대 역사교육학과 김창성 교수, 호원대 교양학과 서유석 교수, 경북대 윤리교육과 손철성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문화학과 심광현 교수, 전북대 과학학과 심혜련 교수, 광운대 교양학부 민유기 교수 등 국내외 도시학 전공 교수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도시인문학연구소는 서울시립대 서울학연구소와 도시과학연구원, 한국철학사상연구회, 한국공간환경학회, 도시사학회, 상하이 사회과학원 및 뉴욕 뉴스쿨 사회학과 도시연구단, 다름슈타트 공대 도시연구단,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철학연구소, 복단대학 문사연구원 등 국내외 연구기관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국내외 학술대회를 공동개최하는 등 연구교류를 하고 있다.

또한 도시인문학연구소에는 우리대학 철학과, 국사학과, 국문학과 대학원생 15명이 연구보조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인문대학과 연구 및 교육영역에서 긴밀히 협조하여 학술대회를 공동으로 주관하며, 인문대학 내 도시인문학 강의개설을 통해 도시인문학연구 후속세대를 양성하고 대외 교육사업을 공동주관하고 있다. 향후 도시인문학연구소는 도시인문학대학원협동과정을 개설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할 예정이다.

도시인문학연구소의 연구성과는 매년 2차례 발행되는 학술지 ‘도시인문학연구’ 및 3권 이상의 도시인문학총서, 1권 이상의 도시인문학번역총서로 출간된다.
도시인문학연구소가 도시에 인문학의 옷을 입히고, 지구화시대의 삶에 지쳐있는 도시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공간을 열어주며, 아래로부터 도시공동체의 공간을 새롭게 만드는 데 학문적으로 기여하여 우리학교의 또 다른 자랑이 되기를 기대한다.

곽노완 도시인문학 연구소 HK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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