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인 이야기

버려진 고철 덩어리 속에 엄마 코끼리와 아들 코끼리의 모습이 나타난다. 검정색 병뚜껑으로 만들어진 아들 코끼리의 눈을 보니 장님임에 틀림없다. 김소래(환조 04)씨는 졸업 작품 ‘행복의 조건’으로 ‘2009 신인조각가전’의 17인에 뽑혀 김종영미술관에 작품을 전시중이다. 그녀는 아들 코끼리에게 마음의 눈을 가르쳐주는 엄마 코끼리를 통해 “행복은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강조한다.

그녀는 “고철은 무언가를 위해 뜨겁게 달구어졌다가 버려진 것이다”라며 고철처럼 뜨거운 감정을 작품 속에 담는다. 뜨거운 고철에 트랜드인 그로테스크하고 엽기적인 것이 아니라 재밌는 모습을 추구하는 것은 자신의 소신이다. 그녀는 “나만의 트랜드가 있다. 작품은 나를 대변하기 때문에 가장 나다워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바가 뚜렷한 김소래씨도 ‘김소래씨에게 조각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하지 못했다. 그녀는 “솔직히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못했다”라며 “작업은 나의 즐거운 활력소이자 일상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예술의 장르가 흐려지는 요즘, 영상, 설치 등 입체적 분야를 접목시킬 수 있는 ‘조각’을 선택한 것에 만족해 한다. 하지만 여러 응용분야도 배워서 현재보다 성숙한 작업을 바라고 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김소래씨는 지금껏 많은 작품을 작업해왔다. 그녀는 첫 작업부터 세계평화미술대전 조각부문 최우수상을 받아냈다. 김소래씨의 ‘행복의 조건’은 그녀이고, 그녀의 일상이고, 그녀의 자식인 ‘조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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