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터키에서 온 세닷(국제관계 08)씨, 중국에서 온 성소문(국어국문 08)씨와 일본에서 온 이시다 유카(국사 09)씨, 하와이에서 온 리처드 김(경영 09)씨를 한 자리에서 만났다. 이들은 교환학생으로 지금 우리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 학생들이다. 이들은 왜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것일까. 낯선 이국의 땅이 이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지고 있을까. 외국 대학생들은 우리나라 대학생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첫 만남이라 그런지 시작은 다소 멋쩍은 분위기였다.

술? 게임하면서 먹지는 않아
외국 사람들이 바라보는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일까. 성소문씨가 먼저 우리나라 대학에 와서 새로웠던 점을 이야기했다. “중국에는 한국 학생들처럼 술 마시고 노는 일이 별로 없다. 자주 만나서 술 마시고 놀지는 않는다. 늦게 놀아도 보통 새벽 한 시까지 논다”며 “덕분에 한국 친구들과 빨리 친해졌다”고 말했다.

세닷씨 역시 술에 관한 말을 꺼냈다. “술을 재밌게 마시는 것 같다. 터키 학생들도 평소 술을 마시면서 놀지만 한국처럼 시끄럽진 않다”며 “게임하면서 술을 마시는 건 한국에서 처음 봤는데, 친구들과 금세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터키에는 MT문화가 없다고 한다. 세닷씨는 지난 방학 때 처음 가봤는데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고 한다. 리처드 김씨는 “한국 학생들은 소주를 많이 마시는 것 같다.

하와이에서는 보통 맥주를 먹는다”고 말했다. 하와이에서는 소주가 한 병에 우리나라 돈으로 만 5천원씩이나 해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이시다 유카씨도 “일본에도 MT같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C·C, 스킨십은 어디까지
이시다 유카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캠퍼스 커플들을 보고 놀랐다. “한국에서 C·C들이 너무 친하게 사귀는 것 같다. 학교에서 손도 잘 잡고 다니고 스킨십도 자주한다. 일본 학생들은 밖에서는 종종 하지만 학교 안에서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유카씨의 말이다. 일본에서는 커플이라도 학교 안에서는 스킨십은커녕 손도 잘 안 잡고 다닌다고 한다. 반면에 터키는 우리나라보다 더 스킨십에 관대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터키에서는 더 자유롭게 한다. 심지어 키스를 해도 문제 삼지 않는다”는 것이 세닷씨의 말이다.

하지만 소개팅이나 미팅에 대해 물었을 때는 대답이 달랐다. 성소문씨는 “중국에 소개팅은 있지만 미팅은 없는 편이다”고 말했다. 세닷씨도 “터키에는 그런 문화가 없다”며 “서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소개받는 건 없다. 보통 관심이 가는 사람이 있으면 소개시켜달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 와서 미팅을 한 번 해 봤는데 재밌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시다 유카씨는 “일본에는 소개팅은 없지만 학생들이 미팅은 종종 한다. 그런데 나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아서 어떤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하와이는 미팅이나 소개팅이 있긴 하지만 잘 하지는 않는다. 미국하고는 좀 다른 편이다”고 리처드 김씨가 말했다.

다를 것 없는 생활습관
기후만 달라도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달라진다. 언어가 다르면 문화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면 삶이 다르다. 외국 대학생들은 어떤 생활패턴을 가지고 있고 한국 학생들과는 어떻게 다를까.리처드 김씨는 하와이는 날씨가 따뜻하기 때문에 아침에 주로 활동한다고 말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바다에도 가고 친구들과 논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한국은 날씨가 따뜻하지 않아 학생들이 아침에 별로 활동을 안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찍 일어나는 것은 중국 학생들도 비슷한 것 같았다. 성소문씨는 “중국 학생들은 대체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아침에 일어나서 학생들은 주로 독서를 한다”고 말했다. 터키는 한국과 유사한 것처럼 보인다. 세닷씨는 “1시에 수업이 있으면 보통 12시에 기상한다. 아침에는 일하는 사람들만 일찍 일어난다고 한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친구들 몇 명과 술을 마시면서 늦게까지 논다고 한다.


아르바이트, 생계형은 없어
우리나라와 외국 대학 학생들의 큰 차이는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외국 대학들은 등록금이 우리나라처럼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잘 하지 않는다. 주로 과외를 한다”며 “대신에 사회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다”라고 성소문씨는 말했다. 일본의 경우 아르바이트 자리도 많고 시급도 넉넉한 편이라 우리나라처럼 학생들이 아르바이트에 매달리지는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팁을 주지 않아 돈을 벌기 어려운 것 같다는 말도 있었다.

또한 교환학생들은 “한국 학생들이 공부를 너무 열심히 하는 것 같다”고 하나같이 말했다. 중국은 도서관이 오후 10시 반이면 닫힌다고 한다. 일본 역시 오후 10시까지 밖에 문을 열지 않는다고 하고 터키는 오후 6시면 문을 닫는다고 한다.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달리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밤을 새면서 공부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세닷씨의 “보통 시험기간에만 밤을 새는데 한국 학생들은 매번 늦게까지 공부하는 것 같다”말에 다른 교환학생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많이 노는만큼 나머지 시간에는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다고 한다. 외국에는 취업난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비슷하면서도 살짝은 다른 모습이었다.

대학생, 나라의 구분을 넘어
예전과는 시대가 달라졌다. 다른 지역 사람이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과 얼마든지 대화하고 교류할 수 있는 시대다. 이제 외국 문화는 우리나라에서 자연스럽다.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교환학생들도 어느 정도 우리와 비슷한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낯설고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도 한다. 리처드 김씨는 한국은 지하철에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이 불편했다고 한다. 세닷씨와 이시다 유키씨는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처음에는 괴로웠다고 한다. 그래도 지금 한국이 어떻냐는 질문에 그들은 다같이 “재미있고 좋아요”라고 한입으로 대답했다.

외국 학생들과 우리는 조금씩은 다르다. 문화적인 차이가 조금은 남아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과 우리 사이에 넘어서지 못할 장벽같은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도 외국에 나가면 생활적인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가끔 집이 그리워질지도 모른다. 그들과 잠깐이나마 대화하면서 문화적인 차이는 오히려 소소한 것이라고 느껴졌다. 대신에 지도 어디에서든 대학생이라는 이름은 통할 것만 같았다. 국적에 상관없이 대학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다같이 대학생으로 묶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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