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비평

대학 언론은 대학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주시하면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점들을 상세히 보도해 학교와 학생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고 적당한 글들로 지면을 채워 적당히 어두운 눈과 귀가 된다면 학생들은 꼭 그 신문을 읽어야할 필요를 느끼지 못 할것이다.

서울시립대신문은 우리의 정확한 눈과 귀가 되어 우리에게 공통적으로 의미 있고 중요한 일들을 다루고 있는가? 신문전체를 훑어보자. 과연 우리학교에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리고 있는지. 502호 신문에 실린 ‘문제’들은 대충 이번 대선 때 꼭 투표하겠다는 학생이 41.6%에 그친 것, 우리사회의 학벌문제(‘수능파동’으로 제목을 넣어 요지파악에 혼동을 주었던), 북한 핵, 도서관 대출기간, 대학원생을 위한 난방, 학생 식당과 취업센터의 인력부족 등이었다. 그런대로 괜찮은 지적들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뭔가 큰 고기를 놓치고 잔고기만 잡아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필자가 아는 것 중에도, 여러 학생들에게 문제로 지적되어 온라인상으로 서명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는 학점포기제도(우리학교에만 유달리 없는)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과 동향에 대해서는 신문에 아무런 언급이 없다. 많은 학생들이 주장하는 교양과목의 부족과 그 해결방안 등도 신문에서 찾아볼 수 없다. 서울시립대신문을 보면 우리 대학은 몇 가지 사소한 것들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거나, 혹은 비판할 일 없는 좋은 대학 평탄한 대학 생활인 듯 하다. 그것도 아니면 무언가 말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거나.

더불어 발행인에 관한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싶다. 우리 신문의 발행인은 우리 대학의 총장님이다. 총장님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떠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국내의 하나 뿐인 언론사의 발행인이 그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될까?

무조건 학교측의 간섭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신문사가 대학운영진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한다면 그러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편집권의 침해가 서울의 어느 타대학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학생들의 정확한 눈과 귀가 될 수 있으려면 반드시 언론사의 독립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건원 (물리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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