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합격자 수 늘어나면 대학 위상 강화될 것”

도서관 지하 1층. 우리대학 비공식 기구인 고시반이 위치한 장소이다. 학생들의 공부 열기로 가득찬 고시반 내부와는 달리 고시반의 여건은 그리 좋은 편이 못 된다. 총 110개의 좌석, 1년에 4천만원 정도의 예산 등 타대학의 1/5 수준도 안 된다.
고시반 환경이 열악한 가장 큰 이유는 고시반이 비공식적인 기구라는 점이다. 비공식적인 기구이기 때문에 예산마련 등 고시반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통로가 없는 상태이다. 비공식 직책인 고시반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권영주(행정학과) 교수는 “고시반 지도교수는 교무회의 등 대학의 공식적인 회의 석상에 참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의견개진에 어려움이 많다. 비공식적으로 각 부처 관계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고시반의 어려움을 얘기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조교 등 고시반 담당 전문인력을 둘 수가 없어 ‘일반 학생들에 대한 홍보’ 등 고시반의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운 상태이다.
이 밖에도 고시반에 대한 대학구성원들의 무관심도 고시반 환경이 열악한 주요 원인이다. 고시라는 특성상 특정학과 특정인원에게 지원혜택이 한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시반 지원 문제에 대부분의 대학구성원들은 무관심한 편이다.
현재 고시반 학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입실생에 대한 재정지원 부족이다. 한양대의 경우 고시반 입실생 중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등록금을 면제하고 고시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경희대 등 타 대학도 고시반 입실생 중 1차 합격자의 경우 등록금을 면제받고 식비, 도서구입비, 동문회 장학금 등으로 매달 1백만원 가까운 돈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대학은 장학금 등 학생 개개인에 대한 금전 지원은 전무한 상태이다.
고시반의 운영 예산도 타대학에 비해 부족한 상태이다. 도서구입예산 2천만원, 특강지원료 2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놓고 있지만, 유명강사의 경우 한 과목 특강당 4백만원 이상의 금액을 요구해 각 고시분야별로 1년에 1번의 특강이 진행될 뿐이다. 한양대의 경우 사법고시반 특강 예산만 1년에 4천∼5천만원을 편성하고 있다. 또한 기숙사를 가진 대부분의 대학이 고시반 입실생에게는 전원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지만 우리대학은 현재 20명의 학생이 주거할 수 있는 숙식소가 있을 뿐이다.
고시반 정원 확대도 학생들의 주요 요구사항 중 하나이다. 대부분의 대학이 1차 국가고시 합격생의 경우 고시반 입실 자격시험이 면제되지만 우리대학의 경우 회계사, 세무사 1차합격자의 경우에는 입반시험을 치루고 있다.
배민우(회계 95) 고시반 총 반장은 “올해 회계사시험에서 입실생 20명 중 15명이 합격하는 등 입실생들의 합격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대학본부에서 지원을 좀더 강화한다면 좀더 많은 합격생들이 배출돼 우리대학의 위상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중장기 발전계획 시안에 고시반 지원 강화’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512호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권기범(법학) 대학중기발전계획수립위원장은 “대학홍보방안의 한 방편으로 고시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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