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MT가서 세미나하고 술을 마시며 사랑을 이야기했다

사람과 사람이 가장 가까워지는 방법은 아마도 아주 밀도 있게 서로 같이 있는 일일 것이다. 가능하다면 현실과 조금 분리된 장소에서 그 시간만큼은 같이 먹고 이야기하며 마시고 자는 것. 그래서 우리는 Membership Training! 엠티를 간다.

우선 먹는 게 남는 것이다. 음식은 푸짐히 준비해 갈 것. 음식이라 해도 삼겹살 몇 근과 라면 그리고 알콜이 첨가된 음료이지만, 바리바리 들고 가는 라면박스와 소주박스는 떠나는 이의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어두워지기 전까지 다같이 몸으로 부대낄 수 있는 체육 프로그램은 엠티에서 필수다. 물놀이는 역시 어떤 엠티에서건 빼놓을 수 없나보다. 꼭 여름이 아니어도 좋다. 물가가 있으면 물장난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누군가가 물에 빠지고 그 다음은 모두 물 속에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물에 젖어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서로 쳐다보며 나오는 것은 웃음뿐이다.

뭐니뭐니 해도 엠티의 하이라이트는 밤이다. 평소 귀가시간이 신경 쓰였던 친구들도 엠티에서만큼은 허락 받은 외박을 즐기며 밤을 지샌다. 강가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놀다가 그것들이 타고 남은 숯에 철망을 올려 구워 먹는 삼겹살에 소주는 엠티의 운치를 더해 준다. 보통 술 먹기 게임으로 시작하는 엠티의 술자리. 술 먹는 것이 엠티를 온 목적은 아니지만 일상을 떠난 곳에서의 친목도모인 만큼 술은 그들을 엮어 주는 좋은 매개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꼭 한 두 명은 과하게 술을 즐긴 탓에 화장실의 변기를 붙잡고 잠이 들거나, 어디서 잤는지도 모르고 아침에 숙소를 찾아오곤 한다.

흥겨운 술자리 뒤에는 사뭇 진지하게 평소에 하지 못했던 얘기를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인생에 대한 얘기나, 사랑에 대한 얘기, 혹은 엠티를 같이 온 조직내의 문제들 말이다. 이 때는 평소에 말이 없던 친구가 자기 이야기를 하며 울어버리기도 하고, 가끔은 언쟁이 일기도 하지만 그 이야기의 끝은 결국 서로의 격려 끝에 앞으로 잘 살아보자는 것이다. 별을 보며 시작했던 이야기가 끝날 때는 벌써 먼동이 트고 있다.

엠티는 무한 체력전으로 강행하는 것이 좋다. 날이 밝았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아침운동을 겸해서 자전거를 타고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본다. 전날에는 보지 못했던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놀라며 자전거를 타게 될 것이다. 물론 지친 탓에 자전거 페달 밟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침식사는 라면이 제격이다. 간단한 조리과정과 얼큰한 국물이 전날의 속을 풀기는 안성맞춤.

엠티에서 돌아오는 기차 안은 시끌벅적 게임을 하며 들떴던 떠날 때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서로가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자고있는 모습이지만, 엠티라는 밀도 있는 경험을 공유한 우리는 이제 어느 때보다 가까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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