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회관’ 한경환씨의 푸근한 인심

발 디딜 틈도 없이 바쁜 저녁시간에 찾아간 장수회관에서 훈훈하고도 너그러운 표정으로 기자를 맞아주는 한경환(‘장수회관’경영 50)씨를 만났다. “내가 뭐 잘한 일이 있다고 미안하게 여기까지 찾아와”라며 멋쩍게 웃는 그는 98년 이래로 해마다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대주고 있다.

전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모셔두고 일년에 한 두 번씩 경로잔치를 해 드렸었다고 한다. 하지만 IMF가 지난 후 많은 학생들이 수업료 때문에 학교를 못 가는 것을 보았고, 그는 매우 안타까웠다. 자신이 어렵게 학창시절을 보냈던 것이 기억났기 때문. 강원도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자신을 연로하신 아버지가 대학에 보내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그 때는 대학에 대한 꿈은 포기해야만 했었고, 그 때부터 버리지 못한 꿈을 그는 조금 늦게 이루게 되었단다.

이에 경로잔치보다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겠다 생각되어 장학금을 주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도 처음에는 중학생들의 등록금을 내어 주다가, 중학생보다는 등록금에 목돈이 들어가는 대학생들을 도와 주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98년 이후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게 되었다고 했다. “공부 잘 하거나 잘 사는 학생들은 이리저리 학교를 다닐 방법이 많잖아요. 그런데 집안이 어려운 학생들은 그렇지 않고 힘든 점이 많아요”라며 “공부를 잘 하는 ‘난 사람’이 아니라 마음씨 착하고 성실한 ‘든 사람’들이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라고 이야기했다.

찾아오는 학생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냐는 질문에 “학생들이 참 착해요. 가끔은 졸업한 학생들이 결혼하고 아이들과 함께 잊지 않고 찾아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땐 정말 고마워요”라며 우리학교 학생들에 대한 인상을 말했다.

“힘 닿는 데까지는 계속 도울 것이고 또 계속 돕고 싶어요. 계속 할 일 아니었으면 시작하지도 않았겠지요”라며 따뜻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주었으면 해요. 살아보니 내가 한 노력만큼은 다 얻는 것 같더라구요. 욕심부리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는 젊은이가 되어 주었으면 하네요”라며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게 기쁨이라고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이 되어 주길 바래요”라고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그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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