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주부 구애영(개봉동, 42세)씨는 지난 1일 추석 차례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장을 봤다. 나물류, 전류, 고기류, 조기구이로 구성된 구씨네 차례상 음식은 얼마나 많은 푸드마일리지를 발생시켰을까?

원산지를 파악해보니 고사리는 중국산, 동태포는 러시아산, 밀가루는 호주와 미국산이다. 이 음식들이 서울까지 오는 거리를 수도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니 고사리는 960㎞, 동태포는 6,600㎞, 밀가루는 미국과 호주에서 각각 11,200㎞와 8,400㎞이다.

푸드 마일리지는 1994년 영국 환경운동가 팀 랭이 만든 지표로 음식의 중량과 운송거리를 곱해 운송과정에서 생기는 환경부담정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원산지와 소비지의 거리가 멀수록 푸드마일리지는 높아지고, 푸드마일리지가 높을수록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많아진다. 반대로 푸드마일리지를 낮출수록 지구의 온도는 낮아진다.

환경과 건강을 위해 푸드마일리지를 줄이는 방안으로 로컬푸드운동이 대두되고 있다. 로컬푸드운동은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생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것으로 푸드마일리지를 줄이는 효과뿐 아니라 지역농가경제에도 이바지한다. 평택시는 오는 17일 로컬푸드 시스템의 정착을 위해 평택에서 생산된 먹을거리는 평택에서 소비하는 `평택푸드(PyeongTaek Food)`를 홍보하고 곡류·채소류·축산물 등을 직거래하는 직거래 장터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푸드마일리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기업도 빠지지 않는다. 지난 달 3일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정식품, 에코월드, 웅진코웨이가 각 기업의 일부 제품에 대해 탄소라벨링 인증을 받았다. 탄소라벨링 제도는 제품의 생산, 운송에서 소비자의 사용, 폐기까지 제품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제품 겉면에 표시하는 제도로 같은 달 30일에는 광동제약의 ‘비타500’과 ‘광동옥수수수염차’가 탄소라벨링 인증을 받았다. 푸드마일리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여기저기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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