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까지 전국의 각 대학에서 총학생회선거가 실시됐다. 하지만 잇단 부정선거 의혹으로 일각에서는 `정치판을 닮아가는 대학선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선거에서는 선거관리위원들이 봉인된 투표함을 몰래 열어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런데 이 사실을 제보한 사람들이 선관위실을 무단으로 감청했다는 데에서 더 큰 파문이 일었다.
성균관대에서는 선거에 출마한 2개 선본 중 한 선본의 후보자가 성추행 혐의를 일으켜 사퇴하는 사건이 있었고, 용인대에서는 선관위원이 투표함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등 총학선거가 사회적 질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화여대에서는 당초 3개 선본이 출마했지만 한 선본이 경고누적으로 후보자격을 박탈당했다. 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 중선관위가 편파적으로 경고부여를 했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이로 인해 선거 보이콧 운동이 일어났다. 이대는 총학선거 최종투표율도 20.41%에 그쳐 재선거가 결정된 상태다.
이렇게 대학 총학생회 선거가 파행으로 치달은 것에 대해 대학 관계자들은 학생들의 무관심에 따른 총학선거의 낮은 투표율과 학생회 활동의 급격한 양적·질적 쇠퇴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가인(이화여대 경영 09)씨는 이와 같은 사건들에 대해 “처음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올바른 시정조치를 취했으면 문제가 이렇게 크게 가시화되진 않았을 것”이라며 “평소에 학생회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가 문제가 커지자 여기저기서 봇물 터지듯 비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