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일석이조에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마당 쓸고, 동전 줍~고! 오시는 순간이 불행 시작에 행복 끝입니다, 아니요 행복 시작에 불행 끝이죠”

마이크를 갖다 댄 그의 입에서 “안녕하세요. 잘생긴 총각 심현수입니다”란 소개 후에 멘트가 나온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그가 학생이었을 때 동대문 시장에서 했던 멘트를 그는 아직도 기억한다. 고려대 일어일문학과를 재학하다가 군 제대 후 세일즈의 길로 뛰어들게 된 사나이. 그는 볼펜, 야광봉, 액세서리, 신발 등을 팔며 길거리를 전전하다가 지금은 세일즈 교육으로 발을 돌렸다. 혈혈단신으로 세일즈를 시작했던 당시 그의 행보를 따라가면서 그에게 세일즈의 비법을 배워보자.


하나, 관심과 웃음을 이끌어 내라
세일즈를 하기로 마음먹고 제가 맨 처음 시작한 장사는 토익시험장에 가서 답안 체크용 연필을 파는 일이었습니다. “연필 사세요, 연필 사세요~” 처음에는 토익 시험자가 3000명인데 아주머니와 저만 연필을 팔고 있으니 ‘야~ 이거 굉장히 남는 장사구나’라고 생각했죠. 아주머니가 1500명, 제가 1500명에게 판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저는 남들과는 차별성을 둬야겠다고 생각해서 연필도 다르게 준비했었습니다. 뾰족한 연필이 쓰기 불편하고 부러지기도 해서, 저는 그것들을 뭉뚝하게 만들려고 일일이 손톱깎이로 다듬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야심작은 팔리지 않았어요. 제 연필을 무심히 지나치는 사람을 붙잡고“왜 안사냐고” 물었지요. 돌아오는 대답이 지하철 앞에서 팔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장사에 최고인 목이 따로 있더라고요. 첫날 장사 나가서 망할 수는 없잖아요. 살아야죠. 사람들이 휴식시간에 한 두명 나오더라고요. ‘이거다’ 생각 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시선을 끌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주머니에 있던 5000원으로 사탕을 사서 돌렸어요. 그리곤 외쳤죠. “자, 토익 만점자가 파는 연필입니다. 제가요 1000점 만점 맞은 사람입니다. 저한테 연필 사시고 운수대통하세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막 웃는 것이에요. 왜 웃었을까요. 아시죠? 토익은 990점 만점인 것. 중요한 건 이거에요, 웃는 것. 비즈니스할 때, 협상할 때 웃는 것이 중요하죠. ‘어떻게 오셨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문 열고 왔습니다’라고 대답할 줄 아는 유머가 필요하죠. 뭉뚝한 연필이라 체크하는 데 0.01초밖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제가 선착순 10명에게는 커피도 끼워 넣어드리겠다고 말했어요. 사람들이 몰려들어 수십 개, 아니 백여 개를 팔아서 본전은 찾았어요.

둘, 꿈과 열정을 갖고 계십니까.
“네가 가진 것이 무엇이냐?”라고 질문을 받았을 때, “돈은 없습니다. 제가 가진 것은 꿈과 열정입니다”라고 말해보십시오. 30대가 넘은 사람이 꿈과 열정만 있다고 한다면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을 수 있겠죠. 하지만 20대일 때는 꿈과 열정이 있다고 하면 사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어요.

저도 제가 알고 지내던 한 사장님한테 그렇게 말씀드렸습니다. “한번만 믿어주십시오. 제게는 꿈과 열정이 있습니다. 사장님도 젊었을 적에 어려운 시기가 있지 않았습니까” 사장님은 아무것도 없는 놈이 꿈과 열정이 있다고 하니 당황스러워하셨죠. 하지만 결국에는 사장님이 주신 물건을 팔고 일한 적이 있어요.

셋, 항상감사, 절대긍정, 오직초심, 뚝심일관, 그리고 칠전팔기
사람이 포기했을 때 끝나는 것이지, 실패했을 때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저도 거리 행상을 할 때 망한 것이 많아요. 한참 잘나갈 때는 자만에 빠진 탓인지, 제가 관리하던 매장을 놔두고 다른 매장에서 물건을 팔았었어요, 그런데 여름이라 물건이 다 녹슬고 기존 매장도 아르바이트생이 대충 관리하다보니 쫄딱 망했죠.

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말씀드릴게요. 원석을 남아프리카에서 수입하던 분이 있었어요. 사업에 실패해서 건축자재에 쓰이던 돌을 깎아 액세서리를 만들어 파셨어요. 그런데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어요. 불과 6개월이 안돼서 100억 가까이 버셨다고 들었어요.

그래요, 한 번 실패했다고 모든 것이 끝나지 않아요. 포기하면 끝나는 것이죠. 안 되는 것은 없어요. 노력해서 안 되는 것은 없다고요. 저희 사훈처럼 ‘안 되면 되게’ 해야죠. 저의 친필사인에 들어가는 항상감사, 절대긍정, 오직초심, 뚝심일관과 함께 칠전팔기의 정신을 잊지 마세요.

넷, 마음의 벽을 허무는 스킨십 마케팅을 이용하라
액세서리를 팔 때였죠. 제가 직접 제작해서 파는 물건이었어요. 손님들은 물건이 다 완성 되면 “주세요~”라고 말합니다. 저는 손님들 손에 쥐어드리지 않고 손님들에게 직접 걸어드렸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스킨십을 하게 돼요. 목걸이를 걸어드리면서 ”잘어울리시네요”라고 한마디 건넵니다. 그리곤 “여기에 어울리는 귀걸이가 있는데요? 이쪽으로 오시죠”라며 손님을 이끕니다. 역시 귀걸이도 걸어드리죠. 마지막으로 팔찌를 완성할 때면 손님이 자연스레 팔을 내밀더군요.

책에서 흔히 나오는 눈을 마주치니 마니 하는 것, 어렵잖아요. 스킨십을 시도해보세요. 물론 자연스러운 스킨십을 말하는 거죠. 잘못하면 변태라고 오인받습니다. 웃어서 행복하다고 하는 말이 있잖아요? 마찬가지에요. 친해서 스킨십하는 것이 아니라 스킨십을 하다보면 친해져요. 모르는 사람이 스킨십을 하면 ‘이 사람이 나를 친하게 여기는 건가?’라는 느낌이 들겠죠. 처음에는 “아저씨~”라고 부르던 손님이 두 번째 상품을 만들어 드릴 때는 “오빠~”라고 말한답니다.

제가 신발 장사를 할 때는 손님들께 발마사지를 해드렸어요. 젊으신 분들은 싫어하시기도 했지만 좀 연령이 있으신 분들은 정말 좋아하셨죠. 한번은 아주머니들이 단체로 몰려오신 적이 있어요. 알고 보니 어제 신발을 고르셨던 아주머니가 데려오셨던 것이었어요. 친구 분들에게 저를 가르키며 “우리아들이 하는 가게야”라고 말씀하셨어요. 스킨십, 참 매력 있죠? 하루 만에 어떤 이의 오빠가 되고 아들이 되고... 가족이 생기네요.(웃음)

다섯, 을이 아니라 갑이 돼야
저는 요즘 대학생들에게 답답함을 느껴요. 학점과 토익에 열심히 매달리는 학생들 때문이죠. 하지만 학점과 토익이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랍니다. 사실 요즘 너도나도 같은 회사 지원하는데, 회사입장에서는 이상한 애만 안 뽑으면 되니까 그런 방식으로 뽑게 되는 것이죠. 뽑는 사람도 알아요. 학점 좋고 토익점수 높은 애가 일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취업시장에서 학점과 토익만 열심히 준비한 사람은 을이 된 것이죠. 불리한 입장에 있는 거에요. 과연 면접관들에게 나를 잘 어필할 수 있을까요. 취업도 ‘나’를 파는 일이니, 이도 을이 아니라 갑이 돼야 잘 팔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갑이 되세요. 손님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죠. 남들이 하지 못하는 저만의 것을 제공해야죠. 물건을 팔 때로 다시 돌아가 봅시다. 갑이 되는 방법 중 하나는 전문성을 갖추는 것입니다. 제가 요즘은 생리대를 팔고 있습니다. 남자가 어떻게 생리대를 파냐구요? 생각해보세요. 암을 치료하는 의사가 암에 걸려보진 않았잖습니까. 저도 생리를 해보진 않았지만 생리대에 대해 빠삭하게 알면 팔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직접 해봤습니다. 생리대에 커피 붇고 물 붇고 피부가 헐릴 때까지 차고 다녔죠. 노력을 하는 만큼 손님들이 알아주시더라고요.

대학생 여러분도 여러분의 전문성을 찾아 갑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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