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의 세계 인도 미래 : 인도의 유망산업과 그 가능성

뭄바이에서 영화산업을 엿보다
인도 도착 5일 째, 뭄바이에 위치한 ‘Regal Cinema’에서 ‘3 idiots’라는 힌디영화 한 편을 감상했다. 3명의 친구들이 만들어내는 코미디와 감동의 뮤지컬 드라마라고 소개하면 될까. 힌디어라고는 ‘나마스떼(안녕하세요)’ 밖에 모르는 외국인도 옆에 앉아있는 인도인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영화다.

‘볼리우드(Bollywood)란, 미국의 헐리우드(Hollywood)에 대비해 인도의 영화산업을 일컫는 말이다. 인도는 2008년 기준으로 추산된 극장 수만 1만 3천개가 넘으며, 매년 1,000편이 넘는 영화가 쏟아지는 거대한 영화산업 시장이다.
지난 1월, 롯데시네마 건대 입구점에서는 <나마스떼, 볼리우드>라는 주제로 ‘2010 인도 영화제’가 열렸다. 그리고 오는 6월, 서울에서는 인도국제영화제(IIFA, International Indian Film Academy)가 열릴 예정이다. 한국에도 서서히 볼리우드 바람이 불고 있다.

인도인들의 언어는?
‘여행 힌디어’ 책은 더 이상 인도여행의 필수품이 아니다. 가는 곳마다 힌디어 밑에는 영어가, 모든 역에서 힌디어 방송 다음에는 영어방송이 흘러나온다. 기차 안, 맞은편에 앉은 남자에게 물어보니 인도인의 50% 정도가 영어를 구사할 줄 안다고 말한다.
인도에는 힌디어를 포함해 15개의 공용어가 있고, 지역마다 쓰이는 언어가 다르다. 하지만 지역에 상관없이 쓰이고 있는 언어가 하나 있으니, 바로 영어다. 인도의 엘리트층인 약 5%는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여기에 일상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인구를 합치면 인도 내 영어사용인구는 현지인의 체감 사용인구인 50%보다 더 많은 약 70% 정도이다.

영어사용에 능통하다는 인도의 특징은 인도의 산업, 경제 발전에 이점이 되고 있다. 인도가 북미와 유럽의 아웃소싱 기지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가 된 것이 그것이다. 인도의 아웃소싱 업무는 인도에게는 산업발전의 기회를, 북미나 유럽에는 저비용의 효과를 가져다주는 윈-윈 전략이 되고 있으며, 그 분야는 IT, 회계, 의료, 법률 등 산업 전 분야를 넘나들고 있다.

인도, 의료관광의 메카로 떠오르다
인도 여행 12일 째, 자이푸르에서 쇼핑 후 돌아오던 중 오토바이 뺑소니를 당했다. 두통이 오고 근육이 뭉쳐 게스트하우스 매니저에게 말하니 ‘GALUNDIA CLINIC’을 가보라며 약도를 그려준다. 릭샤를 타고 찾아가보니 안에는 이미 다른 외국인들이 진단서를 한 장씩 들고 의사의 진찰을 기다리고 있다.

인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더러움’이다. 차창 밖에는 거대한 쓰레기 산이 즐비해 있고, 사람들은 노상방뇨와 침 뱉기, 쓰레기 투기 등을 서슴지 않는다. 이런 인도에 위치한 병원의 위생관리는 철저할까.
장염에 걸린 친구의 팔에 꽂힌 링거 주사 바늘, 혀에 넣었던 온도계 그 어디에도 위생적인 문제는 없어보였다. 근육통으로 제대로 눕거나 일어나지도 못했던 몸은 약을 먹으니 깨끗이 나았다. 링거 3대와 약 5일치에 대한 비용은 2600rs, 진료비에 5일치 근육통 약값은 650rs. 원화로 환산하면 각각 65,400원, 16,350원씩이다.

인도하면 보통 IT산업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그에 못지않은 성장세를 보이는 곳이 바로 의료산업이다. 의료산업의 성장세에 따라 인도정부는 의료관광 전용 비자인 ‘M(medical)비자’를 만들고, ‘신비한 인도’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저렴하고 탄탄한 의료진이 만나 인도의 의료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

컨설팅 업체인 Research&Markets사가 2009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의료 관광산업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27%씩 성장해 관광 수익이 24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고, 2012년 의료 관광객의 수는 연 19%씩 증가해 110만 명에 달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인도는 자동차, 온라인 게임, BT 등 여러 산업에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잠재력을 미리 알아본 현대자동차는 일찍이 인도시장에 진입, 인도 자동차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최근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인터넷 사용인구가 급증하고, 영어에 능통해 언어의 다양화가 필요 없다는 인도의 이점을 기반으로 인도시장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인도의 산업 발전이 우리나라 기업에도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학자들이 오는 2025년 인도가 중국의 인구를 초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인도의 민주주의는 중국의 사회주의에 대비한 인도만의 경쟁력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종교 간의 갈등, 계급사회, 성 차별, 빈부격차 등의 문제들을 떠안고 있는 인도가 앞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어떻게 발현시켜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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