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도 우결(우리 결혼했어요) 안 했어요…” 과외 하던 중 수진이가 최근 MBC의 재방송 향연에 불평을 토로한다. 짧아진 뉴스, 예능프로그램의 재방송, 각 프로그램의 아나운서 교체 등, 대다수가 몇 주 동안 일어난 MBC의 변화를 눈치 챘을 것이다. 권력의 방송장악에 맞선 MBC노조의 파업이 그 이유이다.

방송문화진흥위원회(이하 방문진)에 의해 인사권을 침해받은 엄기영 사장이 자진 사퇴한 후 지난 2월 26일, MBC에는 김재철 사장이 새로 선임됐다. 6일간 김재철 사장의 출근을 저지했던 노조는 3월 4일 방문진에 의해 선임된 황희만, 윤혁 이사를 해임할 것을 조건으로 김재철 사장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지난 달 2일, 김재철 사장은 낙하산 논란으로 보직 해임했던 황희만 이사를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김사장 큰 집 불려가 조인트 맞고 좌파 척결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몰고 온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에 대해서도, 강력한 법적 대응을 밝혔던 기존 입장을 철회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같은 달 5일, 노조는 김 사장의 위와 같은 합의 불이행에 대한 저항으로 파업에 돌입했고, 파업은 34일(5월 8일 기준)째 진행 중이다. 김재철 사장은 노조의 파업에 대해 지난 달 26일 업무에 복귀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후 다음 날 13명의 노조 간부를 업무 방해죄로 고소했으나, 이근행 노조위원장의 단식투쟁을 필두로 MBC노조는 여전히 거리에서 맞서고 있다.

네 번째 집회가 열렸던 지난달 30일, 집회에 참석한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은 “여러분들의 파업은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를 심판할 뿐만 아니라 청산하기 위한 것입니다. 끈질기게 싸워야 됩니다”라며 “여러분은 지금 파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백년투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100년 뒤에는 이명박과 같은 거짓말쟁이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한 터전을 만들기 위한 싸움을 하는 것입니다”라고 참석한 노조와 시민들을 격려했다.

이날이 두 번째 집회 참석이라는 차수련(김포 51)씨는 “언론이 살아야 민주주의가 살 수 있는 것이다”라고 운을 떼며 “PD수첩의 ‘검사와 스폰서’도 MBC가 아니면 어떻게 밝혀내고, 방송할 수 있었겠나. 이러한 언론의 힘을 국민의 힘으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학생들, 깨어있는 시민들이 몇 배로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MBC 시사예능국의 김영혜씨는 “네 번의 촛불 집회 중 오늘 가장 많은 시민들이 온 것 같다”며 “갈수록 많은 시민들이 관심 갖고 호응도 해주고, 지원금과 물품도 늘어나는 것을 보며 MBC 들어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고 뿌듯함을 나타냈다. MBC 최대현 아나운서도 이러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우리의 싸움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외롭지 않고, 힘이 되고, 감사하다. 우리들은 앞에 나가서 싸울테니 시민 여러분들은 뒤에서 항상 응원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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