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ITAS_베리타스는 ‘지혜 또는 진리’라는 뜻입니다.

서울시청 앞, 5·18 민주화운동 관련 전시회를 둘러보는 한 어르신을 만났다. 5·18에 관련해 몇 가지 여쭤보던 중, 요즘 젊은이들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요즘 젊은이들에 대한 어르신의 생각은 냉철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우리 세대와 달리, 옳지 않은 것을 보고도 나서지를 않아. 젊은이들은 투표도 안하려 하고…”라는 말로 시작한 어르신의 훈수는 금세 젊은이들에 대한 격정으로 번졌다. “젊은이들이 투표를 안 하니깐 엄한 놈들이 당선되는 것이야. 근데 투표도 안 해놓고 취직이 안 된다며 밥투정을 해. 차라리 취직이 안 된다고 불평을 말던지”

오늘날 대학생의 대부분은 취직을 위해 스펙 쌓기에 몰두한다. 사회에 너무 무관심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말에 사회 구조를 탓하며 ‘우리도 어쩔 수 없다. 사회가 우리를 이렇게 만든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기 일쑤이다. ‘그렇다면, 사회 구조를 바꾸는 일에 동참하면 되지 않느냐’라는 또 다른 반문에 우리는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우리의 선배들은 우리를 두고, 야심이 없고 안정성만 추구하는 세대라 평한다. “앞으로 뭐 할 생각이니?”라는 질문에 “공무원이요” 또는 “일반 사기업 취직이요”라는 대답 뒤에는 “안정성을 추구하는구나”라는 추임새가 꼭 뒤따른다. 이제 이러한 추임새는 왠지 우리 세대를 비꼬는 것으로 들린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상생이 아닌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구조가 오늘날의 대학생을 취업이라는 또 다른 경쟁에서의 생존을 위해 스펙에 몰두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다람쥐 쳇바퀴 굴러가듯, 사회가 만들어낸 경쟁의 구조에 맞추어 살 것인가.
사회를 바꾸려는 의지를 상실한 채, 사회를 비판할 권리는 없다. 자신이 먼저 이 사회를 평가한 후에야 자신이 선택한 사람들이 이끌어 나가는 사회에 대해 비판할 권리가 생긴다. 지금 우리가 사는 모습을 유지하거나 변화시키는 일. 이는 내 손에 쥐어진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본지 607호 4면에 실린 우리대학 학생 대상 6.2 지방선거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대학 학생 97.58%가 이번 선거에 투표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답변이 답변으로만 그치지 않고, 의미 있는 행동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컴퓨터 앞에 앉아, 연예 또는 스포츠 뉴스를 클릭하기 이전에, 자신이 속한 지역의 후보자 이름을 검색 해 보는 관심이 필요하다. 선거 날 아침,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근처 동사무소로 가서 자신이 점해둔 후보자를 찍는 조금의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6월,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굴 월드컵에 대한 관심만큼만 선거에 관심을 가져주길. 그래서 우리세대가 이전 세대로부터 질타나 비꼬는 말이 아닌 진정한 위로를 받을 수 있게 되길, 시청광장 앞에서 만났던 어르신의 격정이 이번 선거로 인해 부질없는 것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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