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찌푸리지 마. 임마, 이게 뭐가 어렵냐?” 감독의 말에 선수는 얼굴에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이 무게로 운동하려면 얼마나 힘든데요. 그럼 감독님이 한번 해보세요” 농담으로 한 선수의 말이었지만 감독은 선수의 말대로 운동기구에 올라서 시범을 보이고는 선수를 바라보며 씩 웃는다. |
우승청부사, 독사, 초딩감독, 초동안, 다중이, 이중인격자… 황현주 감독에게 그의 별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니 개구쟁이 같은 웃음을 짓는다. 선하게 웃을 때 보이는 눈가의 주름만큼이나 별명이 많은 그다. 자신의 별명에 대해서 그는 “별명 그대로가 나를 표현하는 듯하다”고 말한다. 최근 여자 프로배구팀은 우리대학에서 유난히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5개팀 감독 모두가 서울시립대 출신이었고, 올해는 3개팀 감독이 서울시립대 출신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우승팀 흥국생명 어창선(행정 87) 감독을 비롯해 2위 GS칼텍스 이성희(행정 86) 감독, 그리고 3위 KT&G 박삼용(경영 87) 감독이 우리대학 출신이었고, 4, 5위에 그친 현대건설과 도로공사가 성적 부진을 이유로 감독을 경질하고 각각 황현주 감독과 신만근(행정 84) 감독을 영입하면서 ‘서울시립대 천하’가 완성됐다. 황현주 감독은 선후배 사이인 다른 팀 감독들과도 서로 연락하고 잘 지내는 편이다. 그는 우리대학 동문이 5명이나 되고 체육관이 근처에 위치하기도 해서 동문들끼리 자주 만나고, 가끔은 술도 한잔씩 걸친다고 한다. 하지만 이때 자신의 팀 얘기는 서로 안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동문들끼리라 해도 알게 모르게 경쟁의식이 작용하는 탓이다. “여자 프로배구팀에 우리대학 동문들이 많아서 좋은 점이 많지만 경쟁을 해야 돼서 부담스럽기도 하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심정이다. 마지막으로, 황현주 감독은 학생들에게 목표의식과 성실성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 자신의 목표를 뚜렷이 설정해야만 힘이 분산되지 않고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는 추진력이 뒷받침된다면 무엇이든 못할 것이 없다고 말한다. 덧붙여 목표에 대한 도전을 할 땐 나이를 상관치 말라고 했다. 나이가 들면 그만큼 넓은 시야를 갖게 돼 일단 도전하면 성공하는 데 더 유리할 수 있다. 선수생활을 접고 감독으로서 제 2의 황금기를 맞고 있는 그의 성공처럼 말이다. 황현주 감독은 선수시절 당시를 화려하지 못했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남자선수로서는 작은 179cm의 키 때문에 큰 빛을 보지 못했던 당시 시절이 지금의 그를 지도자로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그는 사실 “감독이 되니까 선수 때보다 더 힘든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배구에 대한 자신의 신념’은 그때도 지금도 뚜렷하다. “욕심이 욕심을 부른다고 해야 하나요. 올해 우승 했다고 내년에 또 우승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그의 말처럼 그의 끝없는 욕심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