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ITAS_베리타스는 `지혜 또는 진리` 라는 뜻입니다.

연일 청문회가 이슈였다. 지난 20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인사청문회로 10명의 후보자들은 꽤나 곤욕을 치렀을 것이다. 하지만 7일 간 정말 곤욕을 치른 건 국민이었다. 국민은 행정부 요직의 후보자라는 사람들의 불법으로 얼룩진 청문회 성적표를 확인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정의란 무엇인가」, 지난 5월 출간돼 3개월도 되지 않아 33여 만부가 팔려나간, 한국 사회에 가히 하나의 열풍을 몰고 온 베스트셀러이다. 각종 언론은 이에 대해 하나같이 ‘한국사회가 정의에 얼마나 목말랐으면…’이라고 평하고 있다.

그렇다. 우리 국민들은 모든 것이 자본과 권력으로 점철되어 있는 한국 사회 속에서 ‘정의’라는 진정한 삶의 가치에 갈증을 느끼고 있고, 해갈을 위해, 정의를 정의하는데 노력을 다하고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은 정의의 정의를 명확히 말해주지 않는다. 대신 딜레마적인 상황을 제시하며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더욱 고민하게 만든다. 많은 국민들은 이러한 고민에 동참하고 정의가 무엇인지를 함께 정의하고자 한다.

하지만 행정부 요직의 후보자라 하는, 각 분야의 수장이 되어 국민들의 삶을 상당 부분 책임지게 될 사람들의 청문회 성적표는 국민들의 정의에 대한 고민의 노력을 무색케 만든다. ‘위장전입’은 기본 이력 사항이다. 교육계의 수장이 될 사람이 논문을 표절하고, 보건복지부 수장이 될 사람이 사사로이 건강보험 혜택을 이용했다. 그 외에 온갖 세금을 탈루하고, 쪽방촌의 어려운 사람들의 거주지를 대상으로 부동산 투기를 하는 등. 그 불법사례가 너무 많아 전부 나열하기도 힘들다.

청문회 시작 전날,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센델 하버드 교수가 방한했다. 그리고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다른 의견을 갖고 있어도 서로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기본적인 원칙을 세워야 하는데, `정의`란 공동체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지켜야 할 기본원칙이다. 이러한 이유로 정의가 무엇인지를 아는 일이 중요하다. 특히 공직자나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의 기준은 일반인보다 높아야 한다”

하지만 청문회 결과를 보자니, 각 부처 장관 자리에는 그 분야에서 가장 도덕적인 사람 대신 위법과 불법을 많이 저지른 사람이 임명되는 것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이다.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위해 G20개최, 경제발전 등 외적인 것들만 외치고 있는 지금.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오히려 정의로운 사회로의 변화가 아닐까. ‘정의’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공직자가 국민에게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보자고 당부하는 모습이, 국민이 우리사회의 지도부에게 기대하는 바임을 감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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