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사회_ 블라인드 사이드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받기도 하고, 사람으로 인해 새 삶을 살아가는 희망을 얻기도 한다.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의 주인공 마이클 오어의 경우는 전자와 후자를 모두 경험하고, 마침내 미국 최고의 미식축구 선수로 성장하는 성공사례이다.

마이클은 어린 시절 약물에 중독된 엄마와 강제로 헤어진 후, 잦은 입양과 파양을 겪었다. 비닐 봉투에 옷 몇 장을 담아 지니고 다니면서 다른 사람의 빨래에 자신의 옷을 몰래 넣어 빠는 것이 그의 처지였다. 그러던 어느날, 잘 곳을 찾아 헤매던 마이클은 부유한 백인 부부 리앤과 숀을 만난다. 리앤은 마이클이 지낼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그를 하룻밤 재워주기 위해 집으로 데려온다.

리앤 가족은 마이클을 보살피는 날들을 지속하다 결국 그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리앤은 법적 보호자를 자청해 그를 가족으로 정식 입양한다. 가족이 된 후, 리앤 부부는 마이클에게 운동과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마이클 역시 그들의 사랑에 힘입어 운동과 학업에 성과를 보이며 메이저 대학 미식축구 팀에 스카우트되기에까지 이른다. 이후 마이클은 마침내 미국 최고의 미식축구 선수로 성장한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마이클은 억세게 운 좋은 사람이다. 그것은 영화가 끝날 무렵, 마이클의 빈민가 친구들이 여전히 거기서 마약과 범죄의 늪에 빠져 있는 장면이 비춰질 때 더욱 그렇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이클은 우연한 계기에 든든한 후원자가 생겨 미국 최고의 미식축구 선수가 됐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는 어려운 환경과 조건 때문에 탁월한 재능이 있어도 기회 한 번 얻지 못하고 이름도 없이 사라져가는 수많은 마이클들이 존재하고 있다. 영화처럼 리앤과 같은 소수의 부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일까?

영화의 제목인 `블라인드 사이드’는 미식축구에서 쿼터백이 미처 감지하지 못하는 곳을 일컫는 표현이다. 이는 곧,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취약지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지난달 부산에서 지적장애인 여성이 숨진 아이를 품에 안고 거리를 떠돌다 경찰에 신고된 사건이 알려졌다. 안타까운 사연은 이 뿐만이 아니다.

우리사회에는 독거노인, 장애인, 노숙자, 외국인 근로자 등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들이 많다.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의 문제는 결국 소수의 부자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사회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수많은 마이클들을 위해 현실의 복지제도를 사회적 안전망을 비롯한 점검할 때이다.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