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총장 취임사

존경하는 오세훈 서울특별시장님, 진두생 서울특별시의회 부의장님,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내·외 귀빈여러분, 서울시립대학교 가족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존경하는 전임 총장님들께서 우리대학의 발전을 위해 바치신 노력과 열정에 우리 모두 감사드립니다.

저는 여러분의 성원으로 서울시립대학교 제7대 총장으로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성원을 대학이 대학다워지는데 우리대학이 앞장서자는 의미로, 그리고 그 정도(正道)를 걷는 데 힘을 다 같이 합치자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는 우선 우리대학을 ‘사람을 세우는 대학’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사람은 두 발로 서있다고 해서 서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정신이 올곧게 서있어야 서있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대학 학생들이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 경쟁에 정정당당하게 임하고 경쟁에서 앞선 사람은 축하해주고,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을 보살필 줄 아는 사람으로 세우고자 합니다. 저는 우리대학을 학생의 꽃보다는 학생의 뿌리를, 당장 보이지는 않지만 평생의 자산이 될 그런 학생의 뿌리를 깊고 넓게 키워주는, 그래서 학생을 바로 세우는 대학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또한 우리대학을 ‘세상을 밝히는 대학’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대학은 세상을 앞에서 이끌어야하는 사회적 책무를 가진 곳입니다. 그렇지만 남들이 다 아는 길을, 편한 길을, 훤한 길을 남들보다 앞서 간다고 해서 그것이 세상을 선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학의 사회적 책무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길을 힘들지만 먼저 걸어갈 수 있을 때, 남들이 가지 않으려는 험한 진창길을 용기 내어 갈 수 있을 때, 그때 수행되는 것입니다. 대학은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학생들을 키우고 그 학생들과 함께 대학이 창조한 지식으로 낮고 어두운 곳으로 임할 때 세상을 밝히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는 우리대학을 환한 곳에서는 눈에 잘 안 띌지 모르지만 어두운 곳에서 따뜻하게 빛나는 정화(情火)와 같은 대학, 어두운 밤에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등대와도 같은 대학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그리는 ‘서울시립대학교, 사람을 세우는 대학, 세상을 밝히는 대학’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안타깝게도 진정성으로 대학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눈을 크게 뜨고 새로 길을 내며 가야 할 험난한 길입니다. 그렇지만 저와 ‘함께’, 뚝심 있게, 아랫배에 힘주고, 턱은 높이 들고, `같이` 그 길을 걸어갑시다. 왜냐하면 그 길이 옳은 길이기 때문이고, 그 길이 우리대학의 진정한 경쟁력을 키우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렇게 새로운 백년을 열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겠습니다. 우리대학은 7년 후에 개교 100주년을 맞습니다. 저는 우리대학이 새로운 길을 용기 있게 걸어갔을 때,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여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 있을까를 즐겁게 그려봅니다. 우리대학은 개교 100주년이 되었을 때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대학’, ‘지역사회를 위한 지식을 창출하는 대학’, ‘지역사회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대학’으로 발돋움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서울시립대학교 가족 여러분! 멀리 보려면 높이 올라가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과 용기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걸어가야 하는 길이 바른 길이라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또 그 길을 같이 걸어가고 있는 동료를 믿어야 합니다. 용기와 믿음을 가지고 걸어가는 길, 험난하지만 또한 즐겁기도 할 것입니다. ‘같이’ 가니까요. 그래서 멀지 않은 미래에 세상이 이렇게 말하도록 만들어 갑시다.

“두려울 때 서울시립대학교를 보라. 그들이 어떻게 용기를 가지고 남들이 못간 길을 개척해갔는지를 보라. 힘이 빠졌을 때 서울시립대학교를 기억하라. 그들이 어떻게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곤경과 좌절을 극복해갔는지 기억하라. 그리고 빌라. 우리에게도 서울시립대인들과 같은 꿈과 용기와 믿음이 있기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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