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난 19일 황승원 학우의 49제가 대강당 앞에서 치러졌다. 방학 중임에도, 주말을 앞두고 있는 금요일임에도 많은 이들이 49제에 참석했다. 반값 등록금을 외치며 거리에서 투쟁하던 한국대학생연합 박자은 회장은 “승원 군의 죽음을 계기로 대학생 등록금 문제 해결이 절박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많은 이들이 추모제에 와서 마이크를 잡았던 이유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의 죽음으로 비춰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황승원 학우는 아버지의 거듭된 사업실패로 인한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반지하 월세방에서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살면서 어렵게 공부해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심지어 그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군 제대 후에도 월 150만 원 새벽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는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죽음을 맞았다. 그가 했던 노력은 어디로 가고 말았는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하늘은 황승원 학우를 돕지 않았다. 그의 죽음을 이마트나 트레인코리아의 탓으로 하기 전에 먼저 근원적인 이유를 따져봐야 할 것 같다. 그를 월 150만 원 아르바이트로 내몬 우리 사회의 현실, 그것이 그가 죽은 이유가 아닐까? 반값등록금 투쟁이 아무런 소득도 없이 흐지부지 끝난 지금, 우리는 무엇을 더 외쳐야 할 것인가. 이러한 현실에 우리는 분노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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