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여론

요즈음의 대학교는 과연 순수한 학문의 장일까, 아니면 취업의 날개를 달기 위한 하나의 도움닫기 과정일 뿐일까? 전공을 불문하고, 취업을 위한 영어 점수는 대학생들의 등번호가 되었고, 각종 자격증들은 그들의 유니폼이 됐다. 더불어 대외활동과 인턴경험들은 그들이 취업이라는 승부에 뛰어들기 위한 운동화를 제공해 준다. 등번호와 유니폼, 운동화가 없으면, 선수들은 ‘취업’이라는 경기에 들어갈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과거에는 오직 개인의 실력만을 보고 선수를 뽑았다. 단지 그 선수의 운을 결정짓는 하나의 요소를 굳이 뽑자면, 그것은 그날 선수의 컨디션일 뿐이였다. 하지만 지금의 선수들은 그들이 착용한 장비가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앞으로 오직 ‘취업’이라는 경기에서 주전이 되기 위한 선수들의 경쟁은 더욱더 치열해 질것이다. 남들보다 더 좋은 장비를 갖추기 위해 선수들은 자신들의 진정한 목표를 잊어버리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오직 좋은 장비들을 구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과연 그들이 착용한 장비가 그들의 실력과 기술을 증명해 주는 진정한 잣대가 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장비들을 갖추기 위해 달려오면서 지나쳐온 자신들의 숨겨진 재능과 꿈들은 과연 누가 보상해 줄 수 있을까? 지금이라도 ‘멋진 장비’의 족쇄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신들의 실력과 재능, 꿈을 발견할 수 있는 다른 길을 찾는 것이 보람된 대학생활을 위한 선수들의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고정선(경제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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