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사회_ 아이, 로봇

과제는 워드로 작성하여 제출하고 공지사항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인한다. 아직도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은 마치 IT시대의 낙오자가 된 것처럼 보인다. 이제 현대인들에게 기계 없이 사는 삶은 상상도 못할 일이 돼버렸다. 영화 <아이, 로봇>은 2035년 로봇이 각 가정의 필수품이 되어 로봇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아이, 로봇>의 로봇들은 ‘로봇은 인간을 다치게 해선 안 되며, 인간이 다치도록 방관해서도 안 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즉, 로봇은 인간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것이다. 인간들은 로봇에게 생활의 모든 편의를 제공받으며 살아간다. 인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로봇 3원칙`이 내장된 로봇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로 여겨진다.

더 높은 지능과 많은 기능을 가진 로봇 NS-5의 출시를 하루 앞둔 어느 날, NS-5의 창시자인 래닝 박사가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시카고 경찰 델 스프너는 그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 로봇의 음모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평소 기계화된 사회에 대한 적대감을 갖고 있던 그는 로봇을 증오하고 옛날 물건들에 집착하는 인물이다. CD플레이어를 갖고 다니고 오래된 메이커의 신발을 주문해서 신을 정도다. 래닝 박사의 사건을 은밀하게 추적해 들어가던 스프너는 결국 로봇들로부터 집단공격을 받게 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스프너는 인간의 물질문명에 반발하는 인물로 대표된다. 그는 로봇을 의지하고 신뢰하는 사람들에게 로봇이 도리어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는 인간이 물질문명에 젖어들어 어느새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처럼 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기계에 의지하는 삶을 살며 주체적 사고를 잃어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았던 것이다.

그는 물질문명에 빠져있는 우리에게도 경고하고 있다. 인터넷은 분명 우리에게 많은 편의를 주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라 사람들은 단순한 계산이나 생각들도 컴퓨터에 의지해버리게 되었다. 인간의 지능이 기계문명을 발달시켰지만 기계가 발달함에 따라 도리어 인간의 지능이 도태될 수 있는 것이다. 내장된 원칙을 위반하고 인간을 공격한 <아이, 로봇>의 로봇들처럼 언젠가는 우리도 기계문명으로부터 우리의 사고를 빼앗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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