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부 대학의 장학금 지급 기준에 학과 행사 참여도가 포함돼 있어 논란에 휩싸여 있다. 한 사립대의 학생들은 취업특강이나 세미나, 신입생 환영회와 MT 등 학과 행사에 참여할 때마다 참여점수를 받는다. 이 참여점수가 부족할 경우 학점이나 영어 공인점수 등 다른 기준을 충족시키더라도 장학금을 받을 수 없다. 지정된 참여 횟수를 채우지 못할 경우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는 대학들도 있다.

이런 제도에 대해 학교 측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개인주의가 널리 퍼진 요즘 학과 행사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같은 학과의 선후배의 얼굴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아 학생간의 소통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강제적인 제도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불가피한 사정 때문에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점수를 받기 위해 행사에 참여할까 의문이다. 또한 강제적으로 학생들을 참여시킨다고 해서 그것이 학생들의 소통으로 이어질 거라 생각되지 않는다. 진정으로 학생들의 참여와 소통을 원한다면 강제성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자발적인 참여를 만들어내야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넉넉지 못한 형편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할 경우 특정시간에 열리는 학과 행사에 꼬박꼬박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 장학금이 절실하지만, 참여할 수 없는 학과행사 때문에 장학금을 탈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