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 다이어리

내가 처음 우리대학 신문을 접한 것은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대학에 입학한 후 길을 가다 우연히 눈에 띈 ‘서울시립대신문’을 가방에 넣고 집에 돌아가 방에서 찬찬히 읽기 시작했다.

‘책임감을 배웁니다. ’
어느 학생기자가 쓴 칼럼의 제목이었다. 대학신문사에서의 경험과 기자로 일하면서 얻게 되는 책임감에 대해 적은 글이었다. 나는 글을 읽고 신문사에 지원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그로부터 학생기자 생활이 시작됐다.

이제야 두 학기를 거의 채워가는 애송이 학생기자지만 지난 시간을 회고하자면, 실제로 학생기자 생활은 예상만큼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더 고달프고 힘들었다. 무엇보다 큰 책임감이 뒤따른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격주로 발행되는 신문이라 수월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기사 하나를 쓰기 위해 여러 사람을 만나야 하고, 정해진 회의에 참석해야 하고 학업성적에도 신경쓰다보면 어느새 2주일은 금방 지나가버린다. 하지만 이렇게 바빠야 할 와중에도 나는 요령을 피웠던 것 같다. 쉬운 기사만 쓰고, 쉽게만 취재하려고 했다. 책임감을 잃었던 것이다.

이렇게 불량한 기자 생활을 해오던 중 신문 구독률 기사를 쓰게 됐다. 구독률이 생각보다 적게 나왔다. 씁쓸했지만 크게 상심하지는 않았다. 기자로서의 책임감이 완전히 무뎌진 상태였다. 그런데 신문에 대한 대학 구성원들의 비판 중 이런 것이 있었다.

‘발로 뛰는 기자가 되세요.’
뜨끔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자책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내가 선택한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자괴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직업으로서의 의무와 책임감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선택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학생기자로 대학생활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분명 이에 따라 포기한 것들도 있겠지만 이제 미련은 버려야한다. 나의 선택에 집중하고 책임을 다해야겠다. 나는 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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